내 이름은 피라예 - 가장 최고의 날들
자난 탄 지음, 김현수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실용서만 읽다가 간만에 소설을 선택했습니다.

 

머나먼 2002년 월드컵때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길래, 진짜 그런가? 하고 의문을 가졌었는데

그 의문이 이 책을 읽으면서 풀렸습니다.

 

이 책의 부제목은 "지구 반대편에서 쓴 나와 내 여동생 그리고 우리 딸들의 이야기" 입니다.



터키의 치과 대학에 재학중인 피라예 라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전공의 특성상 아무래도) 좁은 인간 관계 속에서 연애와 그 동안의 인생관 사이에서 고민을 하는 이야기로 시작하죠.

그러한 풋풋한 고민과 상황을 풀어내는 것이, 학창 시절 친구가 전화로 고민상담하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어서 놀라울 정도 입니다.

중산층인 부모님이 가난한 남자와 결혼할까봐 연애도 못 하게 하며 전전긍긍해하는 모습 또한,
드라마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이제는 이런게 전세계적으로 당연한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있는 소녀의 이야기가 세세하게 그려집니다.

 

이 책이 터키의 작가가 쓴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은
(사람의 이름을 제외하면) 결혼이 진행되며 보여지는 터키의 지방색 강한 결혼 문화와 여주인공의 갈등부분입니다.

터키 최대의 도시인 이스탄불에서 자란 여주인공은, "이스탄불 여자"라는 표현으로 서구화 되어있는 여성의 캐릭터를 끊임 없이 어필합니다.


( 아쉬운 것은 이스탄불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으니 "이스탄불 여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와닿지가 않더군요. 
   1970년대의 한국의 신여성 쯤이라고 생각해야하는건가요.?
   터키의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 알지 못하니, 여주인공이 보이는 행동이 얼마나 진보적인 것인지 가늠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씨받이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할 때부터야.. 카스트 제도가 있는 인도 정도 일까..? 라는 생각을 겨우 했거든요. )



거기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서, 여주인공이 아버지가 청소년시절에 권한 진보적인 성향의 시인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도 초반에 실려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책 초반의 여주인공의 행동은 진보적인 속마음을 무려 독백(!)으로 표현하는 것과는 달리, 소극적이고 피동적입니다.
(결국은 진보적인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행동하긴 하지만요.)

 

 

한국의 드라마 마냥 뻔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흥미 있는 이유는 감정과 상황의 묘사력때문입니다.
약간의 설정과 등장하는 배우만 바뀌는 연애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욕하면서 보는 일일 드라마와 같달까요.
(터키에서도 드라마로 방영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