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 작은거인 10
오은영 지음, 소윤경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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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 동화이야기

2007/11/27 15:51



http://blog.naver.com/nara967/44634063





오은영의 <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국민서관>을 읽었다.

요즘 고학년 아이들 이야기 특히 남자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싶은 생각에 후딱 읽어냈다.

 

주인공 종기란 아이의 캐릭터가 살아있었다.

도시에서 아무 불편없이 엄마의 관리를 받으며 살던 아이가 갑자기 변하게 되는 삶 속에서 나 보다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픔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의사를 그만두고 옹기장이가 된 아빠를 따라 시골로 내려온 종기는 모든 것이 불만스럽다.

시골 학교에 전학 온 것도 실망인데 유도부인 대주는 종기를 놀리고 괴롭힌다.

하지만 수경이란 아이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알아가게 된다.

 

하지만 동화에 나오는 다른 인물들을 보면 썩 유쾌하거나 밝은 빛을 주는 인물이 없다.

대주는 너무 단순한 인물로 비춰지고 수경이는 일찌감치 철이 든 아이로 마치 누나같고 애어른처럼 느껴진다.

종기의 아빠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의사란 직업을 버리고 옹기장이가 된 아버지

남들이 멋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걸 하는 인물인데, 그런 인물이 아들인 종기에게는 "아들은 아빠랑 사는 게 낫지!"라고 단정적인 말을 한다.

보통의 아빠는 그렇지 않다. 도시에 엄마 곁에 아이를 두지 굳이 아들을 데리고 낙향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종기가 부모님이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번째 가출을 한 후 다시 돌아온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어린 너도 생활이 있고, 하나의 인격체며, 우리 가족의 일원이라는 거지. 그런데 배불리 먹여 주고, 좋은 옷 입혀 주고, 갖고 싶은 거만 사 주면 다 되는 줄 알았으니, 참 생각이 짧았다. 미안하다."

아빠는 말을 끈내고는 한참 가마터에 눈길을 고정한 채 그대로 있었다. 어느새 길어진 소나무 그림자가 아빠 머리와 어깨에 포개져 있었다.<162면>

 

아빠의 고백 속에 지금 어른들이 아이들을 보는 입장이 담겨져 있다. 특히 아버지의 시선이 그대로 담겨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이해하는 과정에 촛점을 맞추다 보니 엄마가 그저그렇게 그려졌다.

엄마 또한 남편의 낙향이 그리 탐탁지 않았을텐데.... 어째든 일하는 엄마가 그려지고 부부가 대화로 풀어가는 입장은 부부관계의 진화로 받아들여도 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종기가 아빠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독 안에 들어가 동자승을 만나는 사건이 일어난다.

나중에 아빠에게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재미도 있고 옹기가 가진 역사와 아빠가 옹기쟁이가 될 수 밖에 없는 과정이 설명이 되기도 하지만 왠지 너무 엉뚱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계절에서 나온 <할아버지의 뒤주>는 뒤주 안에서 여러 가지 사건과 사람을 만나면서 아이가 할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데 전혀 판타지가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렇지 않다.

 

우연히 동자승을 만나고 마지막 부분에서 모자이크 속 동자승을 또 만나면서

'히, 첫 걸음이 힘든겨. 다음엔 쉽던디.'

하는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는 것도 아이들의 경험으로 가능할까?

혼자서 고개를 갸웃거려본다.

 

천천히 계단 아래 있는 친구에게 다가가는 종기의 발걸음이 희망으로 가득하기 바란다.

 

200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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