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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의 문장들 - 깨어 있는 지성, 실천하는 삶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느낀점
이 책은 C.S 루이스의 작품들 중에서 특정한 테마에 관한 좋은 문장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선집? 단편선 같은 개념의 책이다. 사실 루이스의 책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은 헤아려본 슬픔이다. 15년전즈음에는 그의 변증적인 필치에 매료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삶을 다루는 그의 진솔한 방식에 더 빠져들었다.
아쉽게도 헤아려본 슬픔의 문장은 없지만, 10개의 챕터과 그 안의 소주제에 관한 루이스의 통찰을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일종의 위험부담은 있을 것이다. 이런 방식의 짧은 발췌는 원래 문맥과는 다른 오독을 불러올 수 있기 떄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책에서 다양하게 표현된 루이스의 사상은 마치 모자이크처럼 함께모여서 하나로 수렴해간다. 문학, 강연, 변증서 등등 모든 글들에서 루이스 사상의 발자취를 맛볼 수 있다.
사실 루이스의 사상의 얼개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루이스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는 파트는 쉽게 읽고 넘어갔다. 다만 그 가운데에서도 루이스의 통찰 번뜩이는 통찰은 그대로 머물러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정독하면서 그의 사유의 체계를 곰곰히 따라가는 책은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가끔씩 꺼내서 찾아보면서, 그의 견해를 살피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을 곰곰히 곱씹을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기억할만한 문장
아슬란이 말했다. "너는 아담 경과 하와 부임의 후손이다. 이는 가장 가난한 거지도 고개를 꼿꼿이 들만큼의 영광이지만, 또한 지상 최고의 황제도 어깨가 축 처질만큼의 수치기도 하다."
소는 아주 선하거나 악해질 수 없지만, 개는 그보다는 더 선하거나 악해질수 있다. 아이는 그 이상이고, 범인은 그 이상이고, 천재는 그이상이다. 초인의 정신은 최선이나 최악이 될수 있다.
이 도(도덕률, 본성, 자연법, 법칙)에 맞서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반란은 가지가 나무에 맞서는 반란과도 같아서 반란에 성공한다 해도 어느새 자멸한 뒤다.
"목마르지 않느냐?" 사자 아슬란이 물었다.
"목말라 죽겠어요." 질이 대답했다.
"그럼 마셔라" 사자가 말했다.
"정말요? 그래도 되나요? 제가 마시는 동안 저쪽으로 가 주시겠어요?" 질이 말했다.
사자는 눈빛으로만 답하며 들릴듯 말듯 으르렁 소리를 냈다. -중략- "차마 마시러 가까이 가지 못하겠어요" 질이 말했다.
"그럼 목말라 죽을 텐데" 사자가 말했다.
"그렇긴해요" 질은 한 발짝 더 다가서며 말했다. "그럼 다른 시내를 찾아봐야 할까봐요"
그러자 사자가 말했다. "다른 시내는 없단다."
이상하게 우리는 시간만 지나면 자신의 죄가 없어진다고 착각한다. 어렸을때의 잔인한 행동과 거짓말이 마치 현재의 자신과는 무관한 듯이 말하면서 웃기까지한다.
아무리 비열하고 짐승같은 존재일지라도 무엇이든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면 다시 살아날 것이네
모임과 전단지와 정책과 운동과 대의와 집회가 그에게 기도와 성례와 사랑보다 더 중요한 한, 그는 우리의 밥이다. (그런의미에서) 더 '종교적'일수록 더 확실히 우리의 밥이다. 여기 지옥에 그런 사람이 수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