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덜 진지한 꼬마였으면 좋을텐데..

이슬람 정육점 ㅣ 문지 푸른 문학
손홍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6월

<아홉살 인생>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색깔이 더 어둡고, 어린아이들이 세상 다 산 사람마냥 철학적인 소리를 해댄다.

물론 재밌게, 그리고 마음 아프게 읽었지만 어린아이들은 어린아이답게 세상 모르는 소리도 좀 하고 맑고 밝으면 좋겠는데 아이를 통해 너무 깊고 진중한 얘기를 토하게 하는 작가가 싫었다(등장인물 중에 어른들도 많은데 왜 하필 꼬마에게 그런 역할을..)

마지막에 눈물이 삐져나오려는 걸 지하철 안이라서 참았다는. 역시 사람은, 더군다나 아름다운 사람의 떠나감은 마음이 아프다.

암튼 재밌게, 그리고 같이 진지해져서 생각하며 읽었다.

음.. 이 작가님께 바라는 게 있다면, 진지하게만 가지 말고 우리나라 요즘 영화처럼 진지한 주제를 다뤄도 유쾌하고 재밌는 대사들 팡팡 터트려주면 좋겠다는~

책도 타이밍이나 인연이 닿는 때가 있나보다

구토 / 말 ㅣ 동서문화사 월드북 174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이희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1년 11월

몇년 전에 사서 읽는데 갑자기 속이 미식거리며 정말 구토라도 할듯해 내려 놓았던 이 책을 왜 한참 후인 지금에서야 읽게 됐는지 알겠다.

이 책은 그때의 내가 아닌 지금의 나와 맞다.

좋은 구절도 꽤 있고 생각보단 괜찮았다.

생각이 많은 작가를 만나는 것도 재밌는 일 같다.

근데 나는 하서출판사 걸 사서 봤는데 검색이 안 되넹

수퍼 울트라 상상력의 마르케스의 뻥 같은 이야기

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ㅣ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고전의 유혹>이라는 책에서 작가가 극찬하길래 읽은 책.

마르케스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다. 같은 이름을 대대로 물려받으며 수많은 등장인물이 태어나고 야한 짓을 하거나 엉뚱한 일을 벌이고 결국 죽는데, 그들의 인연은 집안 식구끼리 서로 혹은 다른 집 사람과 따로 묘하게 얽혀 있다.

황당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데, 제일 황당한 건 마지막에 태어나는 아이에 관련된 부분이다.

수퍼 울트라 뻥쟁이 마르케스가 쓴 한 집안의 몰락기랄까?

이런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는 소설을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 반갑게 읽은 책이 <브루노 슐츠 작품집>. 그 이야기는 다음에. ㅎㅎ

닥터 지바고 그리고..

진짜 실용적인 삶이란 -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ㅣ 삶을 찾는 인문학 강의 여행 3
오종우 지음 / 예술행동 / 2011년 2월

이 책을 읽고 저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닥터지바고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 느낌.

바람. 특히나 기혼자의 바람에 극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나지만 이들의 사랑은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불장난이 아닌 진실한 사랑이고 이 사람 아니면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이혼하고 그 사람과 살라고 하고 싶다. 그런 사랑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말이다.)

이야기 속에서 그냥 스윽~ 읽고 지나 갔던 많은 부분을 제대로 읽고 느끼게 해주기에 문학 작품을 제대로 파헤쳐 주는 책은 필요한 것 같다.

그냥 이런 책입네 하고 간추려서 소개하고 자기의 사적인 느낌을 쓴 책 말고 정말 깊이 있게 다루어서 작품에 담긴 것들을 제대로 얻어 가게 한다면 말이다.

[100자평] 시간을 가져요

시간을 가져요
모 로지에 지음, 박소진 옮김 / 펼침 / 2009년 10월

짧은 문장이 백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 필요한것을 전해주는 따뜻하고 멋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