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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 김형석 교수의 신앙과 인생
김형석 지음 / 두란노 / 2018년 1월
평점 :
사람은 누구나 선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한번 세상에 왔다가 가는 자신의 삶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며 아름답게 가꾸기를 원한다. 하지만 세상을 살다보면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나 힘이 없으므로 선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잃어버리고 방황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길 원하고, 많은 것들을 소유하길 원하고, 이름을 널리 알리길 원하며, 뛰어난 능력을 펼치길 원한다. 그래서 공부도 하고 열심히 돈도 모아보지만 그러나 대다수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
이 책은 올해로 백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강연과 집필활동을 이어 온 한국 철학계의 대부 연세대학교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가 자신의 전 생애에 걸친 인생과 신앙생활을 낱낱이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인생을 신앙 성장 단계를 기준으로 총 세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1부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2부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3부 ‘더불어 사는 지혜를 생각하며’ 등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의 삶을 날실로 놓고, 삶의 사건을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해석을 통하여 고결한 구도자로서의 삶을 아낌없이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선하고 아름다운, 때로는 고결한 구도자의 길로 인도한다.
이 책의 제목인 ‘선하고 아름다운 삶’이란 어떤 삶일까? 저자가 말하는 ‘선하고 아름다운 삶’이란 나 자신만을 갈고닦아 고고한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을 내려놓고 예수님 사랑의 대행자가 되는 길임을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교회는 우리끼리 즐기고 만족하는 신앙의 안식처가 아닙니다. 주님의 일꾼을 사회와 국가로 배출하는 사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사회가 교회를 위해 있지 않고 교회가 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p.10)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와 역사를 위해 기독교는 어떤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과 더불어 선하고 아름다운 삶과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 밭이 형성되지 않고서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건설될 수 없다.
이 책에서 저자는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요15:16) 라는 소리는 내 심근과 삶 자체를 놀라게 했다. 주께서 나를 택한 것이다. 그렇다. 내가 내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주님의 삶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 음성을 들으면서 책상에 엎드렸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아버지!”라고 불렀다. 하나님이 내 아버지가 되시는데 내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가.”(p.69) 라는 신앙고백을 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100년을 살아오면서 신앙을 몸으로 살아낸 철학자의 지혜와 신앙을 배울 수 있었으며, 인생을 통해 믿음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하는지 모델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무사안일과 물질의 풍요만을 좇는 오늘날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못하지만 그러한 삶을 조용히 꿈꾸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으로 그리스도인들은 꼭 한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