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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하류노인이 온다 - 노후 절벽에 매달린 대한민국의 미래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전영수 감수 / 청림출판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1세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인생 100세 시대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이다. 아무도 살아보지 못한 100세 시대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장수의 축복(?)을 받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대표적인 장수 국가 일본에서는 최근 장수리스크로 ‘하류노인’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고 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바람에 수십 년간 성실하게 일했던 중산층이 노후에는 빈곤 계층으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 이른바 ‘노후 파산’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날 오랜만에 서점에 들렸더니 NPO(비영리단체) 대표 ‘후지타 다카노리(藤田孝典)’씨가 지은 <2020 하류노인이 온다>가 눈에 띄었다. 저자는 ‘하류노인’이란 말 그대로 ‘보통의 생활이 불가능하여 하류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노인을 뜻하는 조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인을 업신여기거나 무시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책은 사회복지 전문가로 노인 복지 현장에서 일한 후지타 다카노리가 우리보다 한발 앞서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일본의 하류노인 실태와 이들이 하류로 전락하기까지의 과정, 구제방법을 실사례를 통해 낱낱이 보여준다.
저자가 ‘하류노인’들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일반적인 직장인이며 개중에는 회사의 임원과 공무원도 있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이들도 질병이나 사고, 자녀 문제, 황혼 이혼 등의 함정에 빠지면서 뜻하지 않게 바닥 인생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지 아니할 수 없었다. 이웃 나라, 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과도한 경쟁사회의 스트레스로 유병 비율은 높아지는데 복지 체계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특히 불평등의 양상은 노년에도 적용되어 부자 노인들은 좋은 요양 시설에 들어갈 수 있지만 가난한 노인들은 쪽방에서 다리도 채 펴지 못하고 잠든다.
누구든지 하류노인의 예비 후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9.6%라고 한다. 노인 두 명 중 한 명이 가난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층은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은퇴 뒤 빈곤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하류노인의 문제가 비단 노인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류로 전락하는 노인이 늘어나면 결국 장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젊은 층의 소비 기피로 경제 발전이 저해될 수 있으며 노인 공경이라는 사회적 가치관 붕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다.
저자는 하류노인의 확산을 막으려면 제도 홍보와 생활보호제도의 일부 보험화,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주택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청년층 빈곤에 개입해 선제적으로 노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서 개인적으로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을 얻게 되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