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
이재익.김훈종.이승훈 지음 / 시공사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이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내가 학창시절에 빨간 책플레이보이’, ‘체리매거진’, ‘선데이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의 잡다한 만화책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런 망할 놈의 허접 포르노잡지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름다운 성()에 관하여 오도하고, 과장시켜서 그릇된 성지식을 갖도록 했던 주범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호기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학창시절에 부모 몰래 빨간 책을 숨겨두고 읽었던 생각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이 책은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을 진행하고 세 명의 라디오 PD가 젊음과 패기로 지난 사춘기 시절에 대한 회고와 단상을 솔직 담백하게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언제쯤 어른이 될까에서는 최규석의 ‘100°C’,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신봉승의 조선왕조 500’, 우노 고이이치로의 황홀한 사춘기’, D.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2그렇게 우리는 자란다에서는 실비아 플라스의 아빠’, 장 코르미에의 체 게바라 평전’,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정현웅의 마루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인간은 모두 죽는다’, 파울 프리샤우어의 세계풍속사’,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은희경의 새의 선물’, 진순신의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3소년은 더 이상 울지 않는다에서는 시드니 셀던의 최후 심판의 날의 음모’,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성석제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이중텐의 삼국지 강의’, 이영도의 눈물을 마시는 새’, 위화의 허삼관매혈기’, 스즈키 코치의 왜 공부하는가’, 제레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 최인호의 천국의 계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이 소개하는 책들 가운데는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양서도 있고, 추천하기에는 떳떳하지 못한 부끄러움이 드는 책도 있다. 이 책들 중에는 내가 일찍이 읽었던 책들도 있고, 읽어보지 못한 책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읽어 보지 못한 책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저자들의 설명을 정리하면서 읽었다.

 

내가 사춘기를 보내던 시절에는 스마트폰은커녕 인터넷도 DVD도 없던 시절이었다. 호르몬이 활화산처럼 분출하던 중딩들에게 섹스 콘덴츠는 지금처럼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는 흔해 빠진 파일이 아니라 온갖 위험을 무릅써야 얻을 수 있는 보물이었다.

 

일독천금(一讀千金)’이란 말이 있다. 좋은 책 한권을 읽는 값어치가 일확천금보다 낫다는 말이다. 안중근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했다.

 

이 책을 통해서 30여권의 책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저자들이 읽고 소개하는 책이라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은 큰돈 들이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보험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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