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칼 힐티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5월
평점 :
아무리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다. 그럴 때면 책을 꺼내 읽는다.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라는 책이다. 달콤한 위로의 문구로 잠 못 이루는 이들을 달래주는 책이 아니다.
잠 못 들고 고통스러워 할 때 그것은 단순히 불면의 괴로움에 단정지을 문제가 아니라 더 깊숙한 심연의 세계로 빠져 보라는 충언이며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잔잔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문체로 이해시켜 주는 산문집이다.
이 책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해서 이상사회를 꿈꾸었던 스위스의 저명한 사상가인 칼 힐티가 불면의 밤이야말로 복이나 선물과 같으며, 불면의 고통에 몸부림치지 말고 양서를 읽거나 명상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라고 권유한다. 고요히 내면을 돌아보고, 매일 이러한 숙고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으라는 것이다.
칼 힐티는 말하기를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우선 감사할 만한 것을 찾아 정직하게 감사하라. 그러면 마음이 한층 편안해지고 다른 일도 훨씬 견디기 쉬워진다. 이것을 끊임없이 연습하면 차차 좋은 습관이 되어 생활이 아주 편안해진다.”(p.30)고 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행복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많은 이들이 행복의 씨앗을 뿌리기보다는 열매만 거두려 한다. 인생에서 행복이란 고난이 적거나 없는 것이 아니라 이 모두를 빛나게 극복하는 데 있다. 모든 행복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소유하는 순간이 아니라 소유하기 직전이다. 즉 우리의 희망이 거의 성취되어 그것이 확실하게 나타날 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가능한 한 네 이웃의 정신적·육체적 행복을 위해 애써야 한다. 참다운 사랑은 이웃을 위하여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하여 사랑하는 것이다.”(p.239)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잠을 못 이루는 밤이 온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는 것이 좋다. 그것은 잘 이용해야지 이유도 없이 공격해서는 안 된다. 바꿔 말하자면, 불면에 무언가 목적이 있지 않은지 자신에게 묻고, 그러한 시간에 보통 때보다 더 잘 들리는 조용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갖가지 사념을 멀리하는 것이 어떻든 상책일 것이다.
이 책에는 성서의 구절이 많이 나온다. 저자는 성서의 구절을 수없이 인용하면서도 구구절절 보편적인 진리를 담고 있다. 힐티는 성서의 내용에 통달했을 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성서의 세계를 쉽게, 이해하기 쉽도록 해준다.
이 책은 한가하고 조용한 시간에 한 편씩 읽어 마음의 양식으로 삼는다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어두운 밤 등불처럼 환희 밝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