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힘
원재훈 지음 / 홍익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그동안 많은 친구를 사귀며 교제를 해왔다. 함께 식사도 하고 여행도 하고 자주 모임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가끔 이 많은 친구 중에 진정한 친구가 몇 명이나 될까? 하고 생각해 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힘들거나 실패했을 때 같이 해줄 사람이 몇 명이나 될는지 생각해 보면 몇 명이다 하고 손에 꼽을 사람이 없다.

 

그래서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은 대중사회 속에서 타인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내면의 고립감으로 번민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성격을 말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대화를 하고 있으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군중속의 고독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자주 느낄 것이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혼자인 것을 낙오 또는 패배로 생각하기 때문에 죽어라 세상의 한복판으로 들어가 사람들 속에 섞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외로워진다. 우리가 일평생 사는 삶 속에 고독이 갖는 진짜 의미를 깨닫게 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끼어 겉으로는 키득거리며 웃고 있어도 마음으로는 울고 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가질 수 없는 그게 무엇인지 모르면서 상실감에 시달린다.

 

이 책은 고독을 난치병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독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시인 원재훈이 일깨워 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동서양 고전, 철학, 문학,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려 뽑은 값진 사례들을 묶어 고독이 인생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자양분임을 가르쳐준다.

 

이 책에서는 혼자라는 말을 왕따’ ‘패배자와 같이 간주하는 현대인을 위한 책으로서 혼자되는 것이 무서워 기어코 사람들 사이에 섞여드는 사람들에게 오롯이 혼자인 나를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고독이란 거짓과 위헌으로 가득 찬 관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놓고 그곳으로 들어가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그냥 잠자코 가만히 있는 것, 나를 홀로 내버려두고 외로움의 바닥까지 내려가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치유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고 한 정현종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들이다. 고독하기 때문에 관계에 얽매이고, 고독하므로 고독하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고독 자체는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니며 고독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두려운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독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던 위대한 인물들은 고독으로 인해 삶의 진실을 찾아냈다. 고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위대한 사상가 장자크 루소와 몽테뉴,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 한국의 퇴계 이황 등은 고독이 없었더라면 결코 성취하지 못할 것들을 성취했다. 고독한 사람이 모두 위대한 인물은 아니라 할지라도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고독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기를 고독을 삶의 힘든 오르막이나 위험한 내리막을 유연하게 지날 수 있게 신이 마련해준 터널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고통이라기보다는 성찰의 시간으로 여기며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86)라고 했다.

 

상처로만 여겨왔던 고독을 이 책을 통해서 고독은 나에게 오히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힘을 얻게 하는 자양분이 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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