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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는 지식교양서
보헤미안 지음 / 베프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우리 금융시스템은 IMF이후 선진금융 운운하며 도리어 반대로 갔다. 그래서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했다. 금융기관이 돈이 있는 사람의 돈을 받아 부풀려주는 영업을 하고, 중소기업에게는 위험부담이 크다며 대출자체를 봉쇄해 버린 이 상황을 선진금융이고 금융개혁이라고 외쳤던 것이다.
금융이라고 해서 반드시 채권자와 채무자가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채권자와 채무자는 하나의 파트너십을 맺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나아갈 수 있다. 원래 금융이라는 것도 고객과 위험을 공유하고 수익을 나누는 것이다. 이는 이슬람뿐만 아니라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에서도 신봉된 가치였다. ‘돈이 돈을 번다.’라는 진리 속에는 우리가 당연시해왔던 것들의 문제점이 들어 있다.
이 책은 블로그 월평균 방문자 수 15만 명, 시사·인문·경제 부문 화제의 블로그 ‘뻔지르’ 운영자 보헤미안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렵게만 보이는 시사와 경제, 역사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 혹은 잘못 알고 있는 시사 상식들을 바로 잡아준다.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지 않아 편하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시사, 경제, 역사 분야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나 뉴스 기사는 꼬박꼬박 보면서도 비판적 사고 없이 받아들이는 분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살다보면 우리도 모르게 당연시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 어떤 것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 각 개인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가지고 있는 신념도 다르기에 하나의 법칙으로 사람의 일을 판단하는 것에는 항상 주의해야 한다.”(p.12)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관심을 두었던 부분이 <종교인 과세>였다. 종교인의 과세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06년부터 논쟁이 있었다.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이미 성실하게 세금을 내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제11조 1항과 2항은 ‘법 앞에서 모든 국민이 평등하고, 우리나라는 사회적 특수계급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장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종교인만이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감당해야 할 4대의무 중 하나인 조세의 의무를 포기하겠다는 논리다.
우리는 종교인 과세를 생각하기 이전에 먼저 종교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치고 또 사회의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종교단체 건물이 몇 백 억을 넘어가고, 지하철이 자기 종교단체 건물을 통과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고, 카페와 같은 수익사업을 하면서 돈벌이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종교인 과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우리나라의 종교가 제대로 된 종교로 자리 잡고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책은 각 주제마다 핵심을 짚어주므로 궁금했던 사항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 시사,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나로서는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누구나 이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 보면, 시사를 보는 눈이 열리고 새로운 관심과 흥미가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