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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손편지 - 관계를 바꾸는 작은 습관
윤성희 지음 / 스마트북스 / 2015년 2월
평점 :
21세기는 소통의 시대다. 휴대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상대와 소통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소통의 도구가 발달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더 깊은 고립감을 느끼며 외로워한다.
나는 대학에 다닐 때까지는 편지를 자주 썼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때부터 집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다보니 부모님이나 고향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자주 썼다. 편지를 쓸데마다 무슨 말을 쓰야 할지 몰라 몇 번이고 지우고, 또 새로 쓰고 편지지 몇 장을 버리면서 편지를 썼다. 그러나 이젠 편지를 쓸 곳도 없고 쓰지도 않는다.
이 책은 현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며, 대안학교와 기업 등에서 글쓰기와 손편지 쓰기, 줌인(아줌마를 위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 윤성희가 손편지의 초안 잡는 법과 수정 방법, 적절한 예문을 알려준다. 또한 맨 마지막 장에는 필요할 때 찾아보는 손편지 예문을 수록하여 쉽게 계절별 인사부터 특별한 날에 보내는 인사들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손으로 쓰면 지우기 어렵기 때문에 한 번 더 고민하고 글씨를 쓰고 이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세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고교 때 단짝 친구의 행방을 20년 만에 알게 되어 아스라한 추억의 편린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며칠 후 기쁜 소식이 되돌아 왔다. “네가 보낸 편지가 너무 좋아서 열 번도 넘게 읽었어!”
남편을 칭찬해 주고 싶었다. “여보 당신이 가진 가장 큰 능력은 어떤 말이든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는 거예요. 정말 멋있어요!”
쑥스럽고, 귀찮은 건 잠시지만 행복감은 오래 지속된다. 말이나 SNS와는 차원이 다른 손편지의 효과는 친구, 부부뿐만 아니라 부모, 동료, 비즈니스 등 모든 관계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최근 스마트폰이 발달되면서 친구들끼리도 SNS나 카카오톡 등으로 대화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즉흥적으로 말을 꺼내고 대답하다보니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말실수를 할 때도 있고, 서로가 잘 지내는지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니 친구에 대한 그리움도 많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매일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는 있지만 오히려 진솔한 이야기는 예전에 손수 펜으로 쓴 편지를 주고받을 때보다 줄어든 것 같다.
만약 친구들과 매일 대화하면서도 뭔가 의사소통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교환일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마음의 소리를 받아 적은 편지는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어 준다. 그리고 편지가 한 번 열어 놓은 마음은 쉽게 닫히지 않는다. 편지는 ‘내가 당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최고의 도구이고 허세가 아닌 나의 진짜 마음이며 고맙게도 그 진심은 감동으로 전해진다.
하루에 수십, 수백 통씩 쌓이는 전자우편과 오직 한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들여 쓴 문장이 주는 감동을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을 읽은 후 바로 친구에게 손 편지를 써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