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공항을 읽다 - 떠남의 공간에 대한 특별한 시선
크리스토퍼 샤버그 지음, 이경남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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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가는 관문이기에 설레임과 분주한 공간이며, 업무 때문에 출장이 잦은 이들에겐 일상적 공간이며, 직장인처럼 매인 몸에게는 꿈의 공간이다. 솔직하게 공항에 가면 마음이 설레 인다. 어디를 떠 날수도 있고 많은 사람을 볼 수도 있고 특히 비행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라이트 형제 이후 처음으로 땅이 아닌 하늘로 다가가는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그것은 인류가 직립보행을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류 문화에 터닝 포인트가 되는 지점이다.

 

이 책은 미국 뉴올리언스 로욜라 대학교 영문학과의 현대문학 및 비평이론 교수인 저자 크리스토퍼 샤버그가 공항에 대한 진실과 정체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낱낱이 파헤치며 공항이라는 공간적 의미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한다. 저자는 여러 문학 작품에서 철학적으로 나타난 공항의 모습을 그리며 우리에게 공항이란 공간의 새로운 모습과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또한 공항의 의미를 알랭 드 보통 같은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관통하여 자크 데리다와 프로이트, 미셸 푸코, 니체 등을 연결 지어 인문학적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는 여흥을 제공한다.

 

이 책은 모두 9장으로 구성돼 있다. 1공항 읽기에서는 공항에서 읽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이며, 사람들이 공항 그 자체를 읽어야 할 때는 언제인지 방법론을 알려준다. 2구경거리와 구경꾼에서는 공항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을 생각해 보고, 승객이 항공 여행과 관련된 일을 처리할 경우 공항 근로자들이 항공문화를 능동적으로 읽어야 할 경우를 검토한다. 3공항 미스터리에서는 모험을 위한 기대를 어떻게 자극하는지 다룬다.

 

4‘911일 그리고 출발점에서는 911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에서 공항이 나오는 장면을 분석하고 그날을 서사적으로 추도하는 공항의 핵심 역할을 입증한다. 5공항, 불안을 읽다에서는 911 사건 이후의 공항 내부와 주변에서 펼쳐지는 보안 심사의 문제와 여러 겹의 검색 절차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6공항에서 오후를 쉬고 싶어에서는 공항이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되는 가상적 상황과 공항이 중요한 관심사가 되거나 실험적으로 취급되는 경우에서 공항에 대한 대안적 연구를 탐구한다.

 

7기다림의 생태학에서는 공항과 환경적 미학의 교차점에서, 기다림의 현장과 감흥을 기반으로 하는 공항의 생태학적 독법을 제안한다. 8또 하나의 별스러운 공항 읽기에서는 공항의 기이한 환경적 현상학에 기대어 하늘을 나는 인간의 행위와 새들의 생활이 공항에서 충돌하는 문제를 야생의 이야기로 펼친다. 9수하물 찾는 곳의 은유에서는 계산을 하고 수거하는 세속적 공간으로서 수화물 찾는 곳의 텍스트성을 반성함으로써 전체적 내용을 마무리한다.

 

이 책에는 일상에서 회자되는 평범한 공항 이야기, 공항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공항의 겉모습에 감추어진 당황스럽거나 언짢은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저자는 여행객들에게는 마냥 설레기만 할 공항의 낭만적 모습과 함께 문학과 문화 속에서 나타나는 공항의 존재론적 무게를 드러낸다. 이 책을 통해서 지금까지 공항에 대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시선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을 공항 관계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꼭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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