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른에 비로소 홀로 섰다 - 논어에서 배우는 인생 수업
조광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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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다행스럽게도 외환위기는 극복했지만 대다수 서민들의 삶은 팍팍하게 느껴진다. 특히나 한창 예민하던 사춘기를 보내던 당시, 다니던 일터를 평생직장으로 알던 아버지들이 속수무책 해고되는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는 지금의 30대들은 IMF 이후 더욱 불안정해지는 고용 시장에 온몸으로 맞서고 있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해도 계약기간조차 장담 못하는 비정규직도 많고, 운 좋게 정규직이 되어도 치솟는 물가에 대학등록금으로 쌓인 대출이자 때문에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버겁다. 그래서 현 30대 초반을 ‘88만원 세대’, ‘삼포(연애, 결혼, 육아 포기)세대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 책은 국립대만대학에서 정치사상을 공부하고, 시민단체 활동과 방송 활동에 부지런히 참여, 부산경실련 집행위원장을 역임했고, 평화반핵군축 시민연대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산대학교 중국학과 조광수 교수가 공자의 지혜와 용기가 담긴 논어의 중요 키워드를 징검다리 삼아 오늘날 젊은이들의 고민에 답한다. 인생에서 30대라는 시기는 사람됨의 근거가 점점 무게를 더해가야 할 때다.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확립하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삶의 방향을 잡고, 더불어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미래를 계획하고, 개인적인 삶이나 직장생활에서 실력을 쌓아 서서히 향기와 윤기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그야말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더 많은 시기다.

 

공자는 나이에 따른 인간의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삼십이립(三十而立)’이란 표현을 썼다. 공자는 열다섯 나이에 학문의 뜻을 품고 서른에는 기초를 세웠다고 했다. 서른 살은 기초를 세우고 스스로 일어설 나이라고 말한 것이다.

 

저자는 “‘삼십이립이 지금 우리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한다. 남자는 대학 생활과 군 복무, 취업 준비로 20대를 보낸다. 20대 후반부터 서른 무렵에 직장을 잡고 일을 시작하면서 스스로의 발전을 고민한다.

 

공자는 성인이자 대학자였지만 공부에만 몰두해 살지 않았다. 그는 술과 활쏘기, 음악을 즐기는 교양인이었다. 30대야말로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야 할 시절이지만 삶의 균형을 위해 적절한 여가도 빠트려선 안 된다는 얘기다. 다만 공자는 술을 마실 때도 한 잔은 너무하고(一不) 석 잔은 적다(三少), 다섯 잔이면 적당하고(五宜) 일곱 잔이면 지나치다(七過)’는 음주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일할 때도 놀 때도 지나침 없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가르침은 중용(中庸)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가르침으로 이어진다.

 

정신없이 바쁘게만 30대를 보내다가는 삶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일에만 몰두하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다가도 한 번씩 허리를 펴고 지금껏 해온 일도 돌아보고, 나가는 방향은 제대로인지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다른 사람의 작업은 또 어떻게 되고 있는지 두루 살피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공자가 활동하던 시대와 지금 시대는 다르지만 그의 가르침은 직장 생활에서도 유용하다. 공자는 공손하면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고, 너그러우면 사람을 얻는다. 믿음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일을 맡기고 민첩하면 기회가 올 때 공적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2015년 새해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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