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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문장강화 - 이 시대 대표 지성들의 글과 삶에 관한 성찰
한정원 지음 / 나무의철학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글을 쓰는 것은 작가나 시인, 그리고 대학교수 등 특별한 사람만 쓰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도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을 보면 누구나 글을 읽고 쓰는 글쓰기의 대중화 시대가 온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세상의 지식과 지혜를 하나로 통합하고 갈무리하는 행위가 글쓰기라면 이제는 글쓰기로 인생을 승부할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전문적인 글쓰기 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 글쓰기는 자신의 글로 독자라는 타인을 물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문학적인 글이든 실용적인 글이든 마찬가지다.
문자 메시지도 짧은 글이다. 글쓰기에 영 소질이 없다는 사람도 매일 짧은 글을 쓰는 셈이다. 덕분에 우리는 늘 무언가를 쓰거나 읽고 산다. 그러므로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 보내는 일 하나도 허투루 해서는 안 되고 마음을 담아야 된다. 그것도 소중한 글쓰기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방송작가 한정원 씨가 시인 고은, 자연과학자 최재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소설가 김홍신, 종합지식인 남경태, 문인 장석주, 드라마 작가 김영현, 시인 안도현, 자기계발서 스타 작가 이지성, 생태경제학자 우석훈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 10명을 직접 만나 글을 써야 하는 이유와 글을 통한 소통, 삶의 변화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답을 모았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무에서 “좋은 글은 글 쓰는 이뿐만 아니라 그 글을 읽는 독자까지 치유하고 감동시킨다. 궁금했다. 대체 어떤 책이, 어떤 문장이 작가들의 가슴을 흔들었으며, 그들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말이다. 이 책은 글쓰기의 기술적인 작문법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 아니다. 그보다 더 앞선 것에 대한 이야기다. 왜 글을 쓰고, 무엇을 써야 하며, 쓴다면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p.6)고 말했다.
우리 민족의 아픔과 희망을 노래한 작가 고은 시인은 “글쓰기는 자기를 표현하는 행위예요.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이죠. 글쓰기는 문인에게만 주어져서는 안 돼요. 글쓰기는 모든 시민의 행위예요”(p.49)라고 말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자연과학자 최재천은 “이 세상에 글쓰기 아닌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글쓰기는 단지 작가만의 소유물이 아니에요. 우리 모두의 것이죠.”(p.96)라고 말한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글을 써서 폼 잡는 시대는 갔어요. 지금은 재미있어야 해요. 자기가 겪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면 됩니다. 그 재미를 통해 느낀 것을 쓰세요. 재미와 의미가 교차되는 지점이 글쓰기의 핵심이에요.”(p.131)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다. 왜 글쓰기에 대한 절실함을 좀 더 빨리, 좀 더 깊게 느끼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글을 치열하게 쓰고 싶다는 뜨거운 그 무언가가 가슴에서 올라왔다. 글을 쓰려면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명사들 열 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을 글쓰기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분들에게 안내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