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톨로지 (반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러나 아는 것이 힘인 시대는 지났다. ‘정보의 바다에서 초딩 지식인들이 헤엄치는 세상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낼 줄 알아야 한다.

 

지식시대를 맞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식은 오로지 인간만이 사용하고 창조할 수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인간의 지적 능력을 개발하는 것, 즉 우리 모두가 지식을 쌓고 나아가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은 누구나 탐내는 재능이다. 기술적 숙련보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중요성이 끊임없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창조적 재능은 생존의 방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문제는 어떻게 창조할 수 있느냐다.

 

이 책은 일과 삶의 조화를 중요시 하는 휴테크전도사이며 존재가 의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의식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문화심리학자이며, 현재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와 여러 가지 문제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 김정운이 창조는 편집이라는 사실을 학술·산업·예술 등 여러 영역을 두루 살피면서 보여준다.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이 모든 과정을 한마디로 말하면 편집이라고 할 수 있다. ‘에디톨로지편집학이다. 그러나 단순히 섞는 게 아니다. 그럴듯한 짜깁기하는 것도 아니다. ‘에디톨로지는 인간의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편집 행위에 관한 설명이다. , 즐거운 창조의 구체적 방법론이 바로 에디톨로지인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에서는 마우스라는 도구의 발명이 인간 의식에 가져온 변화를 중심으로, 지식과 문화가 어떻게 편집되는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다. 2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원근법의 발견이 가져온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다룬다. 3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심리학의 본질에 관한 부분으로, 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인간, 즉 개인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집되었는가 등을 살핀다.

 

오늘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보통사람들도 천재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신이 일부 천재들에게만 부여한 날아다니는 생각을 이제 보통사람들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다가 관심 있는 곳을 클릭하면 생각은 바로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방금 전의 맥락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다. 이건 엄청난 혁명이다. 그런데 아무도 마우스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클릭하면 날아가는 것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한다. 클릭했는데 다른 곳으로 바로 안 넘어가고 버벅대면 이젠 아주 신경질까지 낸다.”(p.54)고 말했다.

 

이 책은 인문학 분야의 책으로서 책의 분량이 많은 편이지만 재미있고 흥미를 끄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잘 읽혀지지 않거나 어렵게 느껴지면, 그냥 거너뛰고 읽어도 된다. 각 장은 완결성과 독립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곳, 아무 데나 펼쳐놓고 읽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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