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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 톤도,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가장 큰 행복
김종원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내가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는 매년 태국, 필리핀으로 단기선교를 간다. 몇 년 전에는 필리핀 ‘바세코’라는 곳에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바세코’라는 곳은 쓰레기가 가득한 어두운 마을로 10만 명이 넘는 주민 중 절반 이상이 주민등록도 되어있지 않은 채 살아갈 뿐만 아니라 마을 아이들 대다수는 쓰레기가 넘실대는 바닷가에서 돈이 될 만한 것을 찾느라 하루 종일 더러운 물에 몸을 담그면서 지낸다. 이렇게 해서 하루 동안 버는 돈은 우리 돈으로 500원 정도 된다고 하니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다는 것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 책은 세계 3대 빈민 도시 필리핀 톤도에서 평생 가슴에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눈부신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아이들을 만난 김종원이 우리보다 낮은 곳에 있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한 아이들의 이야기. 깨닫기 전에는 절대 발견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필리핀 톤도는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쓰레기 산이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으며, 쥐와 벌레가 들끓고 여기저기 썩은 물이 고여 있어 악취가 풍기는 이 곳을 ‘쓰레기마을’이라고도 불린다. 필리핀 정부마저도 방치한 이곳에는 약 1미터도 안 되는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3만여 채의 판잣집이 도열해 있다. 인구의 80퍼센트가 극빈층인 필리핀에서도 가장 못사는 빈민과 흉악범 들이 사는 곳이다.
저자는 2012년 처음으로 톤도를 찾았는데 너무나 처참한 환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웃음으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통해 커다란 기적을 발견했다. 2년 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톤도의 행복과 기적을 전하고픈 마음에서 다시 톤도로 떠났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행복을 그토록 간절히 원하고 추구하는데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한 것일까? 왜 괴롭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구원과 자유를 외치는가? 실제로 사람들은 행복을 원하면서도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저자는 “우리가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순간순간 누려야 할 작은 행복을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황폐한 곳에서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것 같지만,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안고 내일을 꿈꾼다. 쓰레기가 가득한 곳이지만 세상을 바꿀 엄청난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사진에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발견한다. 빵을 나눠주면 집에 달려가 병든 아빠를 먹이고 자신은 굶는다. 햄버거 3개를 주니 15조각으로 나눠 친구들과 함께 먹는다. 용케 이곳을 벗어나 엘리트 코스 문턱에 선 청년은 모든 걸 버리고 이곳 자원봉사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당황해하는 저자에게 아이들은 되묻는다. “나만의 희망을 키우는 것보다 세상을 위한 희망을 키우는 일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저자는 “꿈을 가진 사람이 위대한 것은 그가 꿈을 이루기 때문이 아니라, 그로 인해 주변이 변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꿈이 결국 모든 이의 꿈이 된다. 그러니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은 실망시켜도 당신 자신은 실망시키지 말라.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이다.”(p.199) 라고 했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톤도 아이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자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