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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예술가의 부활절 살인 - 20세기를 뒤흔든 모델 살인사건과 언론의 히스테리
해럴드 셰터 지음, 이화란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1930년대 뉴욕의 살기 좋은 동네로 소문난 ‘빅맨 플레이스’에서 희대의 살인 사건이 연속으로 일어나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을 주로 찍어온 아리따운 모델 여인이 나체로 살해된다. 왜 여인들이 참혹한 죽음을 당한 상태로 발견되는 것일까?
1935년 호화스런 빅맨 플레이스에서 일어났던 ‘베라 스트레츠 사건’을 위시하여 1936년 고난 주간 동안에 일어났던 ‘티터슨 살인사건’과 1937년 4월 부활절 주간에 일어난 ‘빅맨 플레이스 살인 사건’ 등 한 동네에서 끊이지 않고 계속하여 사건이 일어난다면 주민들은 불안해서 어찌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실제 범죄사건 논픽션 작가 해럴드 셰터의 소설로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을 주로 찍어온 아리따운 모델이 나체로 살해된다. 공교롭게도 살인 현장은 전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빅맨 플레이스’. 사건의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선정성만을 노리는 언론은 정신없이 모여들어 그들만의 허구를 만들어낸다. 과연 진실은 무엇이며,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살인과 광기,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는 인간 행동의 미스터리함을 깊이 탐구했다.
이 책은 살인사건을 둘러싼 빅맨플레이스의 소동에 대한 이야기다. 가십을 좋아하는 대중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무성한 소문들, 그리고 소문을 확대 재생산하는 신문사, 화재성을 갖춘 유력 용의자가 미국 전역의 유명 인사가 되고 체포되어 재판받는 과정이 긴박하게 그려진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살인사건들을 보면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피살자들이 모두 성폭행 과는 관계없이 알몸으로 발견된 여성들이라는 점과 불과 몇 년 사이에 부와 빈곤이 공존하는 뉴욕의 빅맨플레이스에서 벌어졌다는 점이다. 기자들은 경쟁적으로 성과 관련된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피살자들의 생전의 문란하거나,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사생활 찾기에 혈안이 된다. 관련된 사진과 에피소드를 구할 수만 있다면 거액도 마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애매한 표현들을 동원하여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가기도 한다.
1937년 3월 28일 부활절, 아더 왓슨 기자는 ‘성범죄는 반복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그는 성범죄를 막기 위해 성도착자들의 비정상적인 특징들을 치료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을 만들고 정신병원을 세워도 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누드’, ‘범죄’, ‘대량 살인’, ‘엽기’ 등 언론이 좋아하는 모든 요소가 이 사건에 모두 들어 있었다. 언론은 불나방처럼 몰려 들었고, 그들 나름의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일명 ‘미치광이 예술가(조각가)’ 사건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언론이란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기저기에 군침을 흘리고 사람들은 있는 것 없는 것 모조리 가져다가 한마디씩 보탠다. 끊임없는 소모적 반복을 한다. 이유는 무엇인가? 자신들이 겪고 있는 삶 자체가 자극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 내용도 말도 안 되는 자극 적인 내용을 선호한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보면 자극적인 만화라든지 성인 광고라든지, 기사라든지, 이런 것은 사람들의 눈을 잡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