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교회 블라블라 목사님 - 유쾌명쾌한 이야기 목회상식
김기목 지음 / 샘솟는기쁨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 한국 교회는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다. 개신교 역사상 지금의 한국 교회보다 더 타락한 교회는 없었을 것 같다.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이 성적 스캔들을 일으키고, 수억을 횡령하여 감옥에 들어가고, 교회를 사유재산처럼 자식에게 세습하는 예가 빈번하다. 수천억대의 교회를 건축하면서 자기과시에 열올리는 또다른 우상화, 기득권에 아부해서 특권층이 되려는 교회의 지도자들, 이 모든 것이 한국 교회의 자화상이 되고 있다.

 

어떤 교단의 총회와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기관이 억대의 돈이 오고가는 선거로 회장을 뽑아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어떤 교단 총회에는 조폭이 동원되고 가스총이 등장하였다.

 

예수 팔아 돈 벌고, 예수 팔아 권력이 되고, 예수 팔아 자기 배만 살찌우는 사이에 교회는 누더기로 변하고 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예수의 말씀은 이런 현실에서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그러니 쓰레기통을 뒤져 이 말씀을 건져내는 교회가 진짜 교회가 되는 셈이다. 달리 말하자면, 기존의 교회가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 뛰어들어 예수의 삶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 진정한 교회다. 그런 교회를 이 책을 통해서 본다.

 

이 책은 충청남도 홍성 광천은파교회에서 첫 목회를 시작하였으며, 현재 두 번째 목회지인 봉담상동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는 김기목 목사가 21년 동안 목회 현장에서 그날 그날 묵상하며 목회 현장에 대한 기록으로, 페이스북 연재 글 속에 종종 등장하는 하하하!”라는 후렴구를 그대로 살려 다음 세대를 위한 익명의 교회, 소망이 되는 교회를 제안한다. 저자는 작은 교회만이 누리는 행복한 소통, 참 목회 이야기, 때로는 웃게 하고 울게 하며, 함께 감동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랑은 물론, 결혼식 문자, 자장면집, 호도과자, 창고에서 썩고 있던 생선, 중고나라, 벌통, 호박죽, 잘못 전해진 김장김치, 밥사의 하루, 생일 꽃꽂이 같은 일상의 사물들로부터 메시지를 전달하는 웃음의 해학, 패러독스의 감동이 넘쳐난다.

 

이 책의 소문난 사연에서 저자는 교회 문을 24시간 열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간혹 찾아오는 가출 청소년들과 노숙자들이 예배실을 점령하고 예배실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고, 기도하는 성도들의 가방을 뒤졌기 때문에 교회 문을 잠그려고 생각했다. “교회 문을 잠그자고 했을 때 교회는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큰소리쳤던 나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나서서 번호키를 달자고 했다. 여전히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어쩌겠는가. 큰소리친 게 무색하기만 하다.”(p.26)고 했다.

 

교회는 기도하는 교회로서 24시간 문을 열어놓아야 하는데 우리 교회도 여러 번 도둑이 들어와 엠프와 마이크 등을 훔쳐갔기에 교회 문을 잠그고 있다. 한밤중에도 교회 문을 열어놓는 교회가 되지 못하여 마음이 아프다.

 

이 책은 목회현장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모은 것으로 실감이 나면서도 진지하고 웃음을 머금게 한다. 신학생들과 초보 목회자들에게 참고서가 되고, 교회의 리더들에게는 소통의 도구가 될 것이므로 기쁨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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