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의 시간을 늦춰라 - 신체 나이를 거꾸로 돌리는 '몸속 시계'의 비밀
이토 히로시 지음, 정미애 옮김 / 한문화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중년들이 모이는 동창회 자리에서는 구구팔팔이삼사라는 건배사를 한다. 한 사람이 구구팔팔하고 선창을 하면 나머지 사람은 이삼사라고 힘차게 외친다. 참석자들의 성향이나 형편, 처지를 불문하고 써먹을 수 있어 유용하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2~3일 아프다 죽는 것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인간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서 살다가 언젠가는 죽게 된다. 4대 성인 공자, 석가, 마호멧, 예수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히틀러도, 인종차별 혁파를 위해 전 생애를 걸었던 만델라도,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제도 결국엔 죽었다. 우리도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죽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게 언제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 하버드대와 스탠포드대 의학부 박사연구원, 일본 교토대학 의학부 조교수를 거쳐 게이오대 의학부 이토 히로시 교수가 기존에 나온 내장 질환 관련 책들과는 달리 장기의 시간이라는 독창적이고 새로운 관점으로 몸에 대한 이해와 건강의 원리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내장에 스트레스를 주는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은 장기가 일찍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병에 걸린다고 강조한다. 갓난아기 호흡법 따라하기와 아침운동 즐기기 등 내장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심장 신장 간장 위장 대장 등 우리 몸의 장기에는 저마다 그 사람이 평생 최적의 페이스로 활동하기 위한 시간이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장기 고유의 수명을 장기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장기의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식사, 수면, 운동 등의 생활습관과 마음가짐에 따라 빨라지고 느려진다. 하나의 장기가 기능이 떨어지면 그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몸은 큰 부담을 지게 되어 나머지 장기들의 시간도 같이 빨라진다. 그래서 병에 걸릴 때는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몇 가지 병이 동시에 발병해 건강한 줄 알았던 몸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제각각 돌아가는 장기의 시간을 느리게 가게 해야 하는데 시계바늘이 빨라지는 원흉은 스트레스에 있다고 하면서 장기의 시간은 핑크와 리듬, 그리고 메모리 이 세 가지 키워드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첫째, 핑크: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켜라.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는 스트레스에 맞서는 힘을 장기에게 준다. 미토콘드리아가 건강하면 장기가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시계를 가게 한다. 둘째, 리듬: 시계유전자를 조종하라. 생물은 모두 생체리듬을 갖고 있으므로 규칙적인 식사, 수면시간 관리를 해야 한다. 셋째, 메모리: 좋은 추억을 활용하라. 유전 정보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경험한 기억에 따라 유전자의 활동이 변하여 내 자손에게는 변화된 유전 정보가 내려간다. 어떤 기억을 갖고 살아가느냐가 장기의 시간을 결정짓는 유전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추억을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읽고 몸의 노화는 곧 장기의 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장기의 시간이 빨라지도록 하는 일만 골라서 한 것 같다. 이제 장기의 시간이 느려지도록 해서 장기들이 젊고 건강하도록 노력하기로 결심한다. 이 책을 지금부터라도 내장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고 건강해지는 생활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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