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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 - 세계를 뒤흔든 교황, 그 뜨거운 가슴의 비밀
김은식 지음, 이윤엽 그림 / 이상한도서관 / 2014년 7월
평점 :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는 봉건제가 와해되던 12세기 말 부유한 포목상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 때는 귀족과 시민, 교황 지지자와 황제 지지자, 도시와 도시 사이에는 갈등과 다툼이 심했다. 늙은 거지의 얼굴에서 예수를 만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 프란치스코는 수도원 밖으로 나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모두를 평등하고 고귀한 존재로 여긴 프란치스코는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사회적 약자를 위했던 예수님처럼 살아 ‘제2의 그리스도’로 불린다.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되자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따 교황명으로 쓰고있다.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교황은 아르헨티나에서 사제와 교구장 주교 시절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과 인권의 유린을 목격했다. 이후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주면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다.
교황에 오른 뒤에도 검소하게 생활하며 낮은 곳에서 가난하고 소외받고 핍박받는 자들과 함께 하는 행보를 계속해왔다. 람페두사의 아프리카 난민 방문으로 시작된 교황의 행보는 철저히 가난한 이를 먼저 선택하는 사랑의 발걸음이었다. 얼굴이 온통 종기로 뒤덮인 피부병 환자에게 입맞춤 하는 장면은, 흡사 한센병 환자을 껴안던 프란치스코 성인을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았다고 평가받는 성자 프란치스코의 감동적인 생애와 더불어 그 이름을 교황명으로 택한 교황 프란치스코의 삶을 보여준다. 이 두 프란치스코가 온몸으로 지켜낸 진정한 환대와 가난의 정신은 자신만을 위하여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현대인들의 부당한 부의 축적에 대해 ‘인간성을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을 읽고 감동이 되었던 부분은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세월호와 이탈리아에서 침몰한 초호화 여객선 콩코르디아호를 비교하는 내용이었다.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지난 2012년 1월 13일, 이탈리아 서쪽 티레니아해 질리오 섬 인근 암초에 부딪치면서 침몰했다. 당시 배 안에는 승객과 승무원 423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32명이 사고로 사망했다. 이탈리아 구조대원들은 우리나라 해경처럼 팔짱 끼고 구경만 했다. 지나가던 큰 선박들도 이들을 외면해버렸다. 이들은 이탈리아 정부가 허용치 않았던 아프리카 난민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신들의 유익과 욕심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고 유리하는 난민들을 보면서도 그냥 방치하므로 그들은 세상을 원망하며 수장되어 갔다.
그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사람 가운데 하나는 교황 프란치스코였다. 교황은 사고 현장에서 말하기를 “통탄할 노릇이다. 극도의 이기심과 물질만능주의로 치닫고 있는 세상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현 사회가 만들어낸 참혹함이다. 우리는 이제 회개해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때도 배에서 선장은 권한이 막강하며 또한 배의 구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탑승객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진두지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선장은 혼자 대피해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으며, 해경 역시 인간의 생명을 우선하지 아니했다.이 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생명사랑, 약자들을 보호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