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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고쳐드립니다 - 작은 불편에도 큰 불행에도 흔들리지 않는 가족 만들기
브루스 파일러 지음, 이영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한 학생이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지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에게 “엄마 말 못 할까 봐 미리 보내 놓는다. 사랑해”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기사를 보면서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죽어가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찾으며 울부짖고, 살아서 죽어간 자식들을 위해 오열하는 것이 부모요, 가족들이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먼저 만나는 사람은 어머니이다. 나를 뱃속에 열 달 동안 품어주시고 온갖 정성으로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시고 내가 세상에 적응하도록 먹이시고 입히시고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시며 길러주신 이런 어머니와 나를 감싸 주시며 세상에 어떤 어려움에서도 지켜내시려고 두 손을 불끈 쥐며 싸움터로 나가시는 아버지! 아버지는 언제나 묵묵히 나를 바라보시며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시고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시는 가정의 울타리요, 지킴이시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지만 ‘가족을 고쳐드립니다’ 이런 도발적인 제목은 처음이다. 우리는 삶의 시작과 끝을 가족과 함께한다. 숱한 변수가 인생을 쥐락펴락하지만 가족만큼은 아니다. 그런데 이 ‘가족’이 때로는 ‘힘’이 되고, 때로는 ‘짐’으로 다가온다. 가족은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는 공기 같은 존재이며 가족은 아파야 존재를 깨닫는 상처 같은 존재이다. 한없이 사랑하다가도 한없이 미워지는 그 이름,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PBS의 여러 TV프로그램을 진행했고 ABC, NBC, CBS, NPR등 다수의 매체에 출연하면서 가족문제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오피니언리더로 각광받고 있으며, 뉴욕타임스의 대표적 칼럼니스트인 저자 브루스 파일러가 행복한 가족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조언한다. 그는 제너럴 일렉트릭이나 페이스북 같은 유력회사에서 도입한 커뮤니케이션 기술, 즉 애자일 방식을 가족에게 적용한다. 이를 토대로 가족과 함께하는 충분한 시간, 대화의 질적 충만함, 가사 노동과 가계 소득 및 지출의 공정한 분배 등 가족에 관한 200여 가지 선택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족도 결국 사람으로 이뤄진 조직이기 때문에 구성원 간 ‘밀당(밀고 당기기)’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쌍둥이 딸을 가진 저자는 3대가 모인 가족모임에서 사소한 문제로 온 가족이 다투는 경험을 했다. 아버지로부터 “우리 가족이 망가지고 있다”라는 한탄까지 들은 후 ‘가족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세 파트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PART 1 ‘가족은 끊임없이 변화한다’에서는 행복한 가족이 되고 싶다면, 계속해서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애자일 방식’에 주목하며, 가족의 브랜드를 만들 것을 권한다. PART 2 ‘가족 대화의 기술’에서는 자녀의 용돈관리법, 가족 간 갈등 해결법, 행복한 부부관계의 비법, 아이들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성교육, 생활공간과 가족 간 대화를 돕는 가구 배치법 등을 다룬다. PART 3 ‘함께하는 시간을 즐겨라’에서는 가족여행, 자녀의 스포츠 활동, 가족모임 등 가족의 여가시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알려준다.
이 책을 겉으로 볼 때는 아무 문제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관계가 소원한 부모자식, 부부들에게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