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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는 이유 - 일본 메이지대 괴짜 교수의 인생을 바꾸는 평생 공부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오근영 옮김 / 걷는나무 / 2014년 6월
평점 :
이젠 정말 죽을 때까지 공부에 매달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무한 경쟁 시대가 되었다. 그런 분위기를 틈 타 서점에는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기 계발서가 넘쳐나고 있다. 공부란 누구에게나 늘 버겁고 지루한 것이다. 그래서 공부에 왕도란 있을 수 없다.
요즘 사람들은 일단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 도통 공부를 하지 않는다. 어학 시험, 자격증 취득처럼 즉각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공부만 하지, 재밌어서 혹은 호기심이 생겨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당장 급한 일에 매달릴수록 삶의 호흡은 얕아질 수밖에 없다. 가쁜 호흡이 심장을 자극해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것처럼 삶의 호흡이 얕은 사람들은 작은 스트레스에도 인생이 끝난 것처럼 힘들어한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춰 깊은 숨을 들이쉬며 정상적인 호흡을 되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은 일본 메이지대학교 사이토 다카시 교수가 하루하루 조금씩 더 성장하며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만들어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과 삶, 미래를 통찰하는 법을 일깨워 준다. 저자는 ‘매일 30분이라도 꾸준히 공부하는 삶을 살라’고 강조한다. “하루 온종일 책을 읽고 공부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오늘 하루는 이걸 배웠지’ 하는 정도면 된다. 그리고 새로운 지혜를 얻었다는 기쁨을 만끽하자”는 저자의 말처럼 공부가 인생의 축이 된다면 그 인생은 죽는 마지막 날까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공부는 자신의 내면에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과 같다.”(p.8)고 말했다. 성공하기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 왔던 ᅟᅩᆼ부와는 다른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해야 한다.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란 문학, 철학, 사학, 물리학, 수학, 음악, 미술 등 요즘 소위 말하는 ‘스펙’을 쌓는 공부가 아닌 순수 학문에 대한 공부를 권유한다.
저자는 학교나 기업에서 강연을 할 때마다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키우는 법’을 알려 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때 그가 들려주는 답은 “당장 써먹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공부 그 자체를 즐기는 ‘삶의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고 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울 일은 뜸해지기 마련이고 철학이나 문학, 예술과 가까워지기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미 산전수전을 겪으며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다 봤기 때문에 배움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은 더욱 가치가 있다.
나이가 들어 무언가를 배우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더 어렸을 때, 혹은 한창 일을 하고 성과를 낼 때 공부를 했다면 더 많은 것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부는 남은 인생길을 안내해 주는 고마운 등불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사람들, 공부를 해도 지금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것 같아서 포기한 사람들에게 공부하는 즐거움을 깨우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