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더 웨딩
신디 츄팩 지음, 서윤정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여자들은 평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에 대한 환상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결혼식을 마치고 뒷 풀이에서 신랑이 과음을 하게 된다면 로맨틱한 첫날밤 같은 건 없다는 사실을 결혼하기 전에 깨닫기란 참 어려운 일이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을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결혼은 결코 끝이 아니라 출발이다. 결혼은 짧게는 20년에서 길게는 30년 정도 혹은 그이상의 기간을 따로 떨어져서 홀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추진하던 두 남녀가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공동의 창조적인 새 삶을 향하여 첫 발걸음을 때는 것이다.

 

결혼은 많은 사람에게 분명 꿈과 희망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시작이 아닌 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결혼하는 이유도 바로 꿈과 희망, 즉 행복하기 위한 결혼에의 욕구 때문이다.

 

나 역시 이상형을 만나면 저절로 사랑이 싹트고, 결혼만 하면 둘이서 알콩달콩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와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하루가 멀다 하고 연애할 때에는 남의 일로만 여겼던 두려운 현실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제목만 보고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 신디 츄팩이 자신의 결혼을 통하여 경험했던 숨겨진 이야기를 진솔하고 유머 넘치게 전해준다.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첫 눈에 반해버리는 로맨틱한 만남, 멋진 청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신혼집 등등. 물론 결혼에 대한 환상은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을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 결혼이란 무엇인가? 보통 결혼이라 생각하면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일생동안 희노애락을 같이 하는 첫 관문, 신성한 의식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사회적인 일반 통념이다.

 

결혼은 계속되는 작은 싸움이고 화해이며, 결국엔 사랑과 감동으로 끝난다. 로맨틱 코미디와는 조금은 어긋나고 다른 결말이고, 주인공은 로맨틱하지 않다고 목청 돋우며 이야기하지만 이상하게도 로맨틱하다. 불임에 대한 이야기는 고통이며 때로는 잔인할 정도의 절망이지만, 역시 이상하게도 감동적이다.

 

로맨틱한 만남의 뒷면에는 며칠 동안 남자에 굶은 여자와 선수인 남자가 있었고, 로맨틱한 청혼 뒤에는 옷을 잘못 빌려서 앞도 보이지 않는 채로 달려온 남자 이야기가 있고, 아기자기한 신혼집은 뭔지도 알 수 없는 물건으로 가득 차서 창고를 빌려야 하는 귀찮음이 있었다. 결혼의 진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신혼 여행지인 태국에서 겪은 전혀 안 로맨틱한 핑퐁쇼, 일주일에 한 번은 마리화나를 피워야 하는 남편(캘리포니아에서는 합법이라고 한다), 새로 꾸민 집을 축축하게 적셔 놓은 가짜 눈 발생기까지 좌충우돌 이야기가 계속된다.

 

이 책은 현재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줄 것이며, 결혼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잔인한 현실 그러나 달달한 로맨틱을 맛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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