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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부동산 심리 - 집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마음은 왜 다른가
박원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지금 세계는 저성장 시대로 들어갔고, 이미 여러 가지 경제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는 매력을 잃었지만 여전히 중요한 자산적 가치를 지닌다.
나는 5년 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빚을 잔뜩 내 용인 동백에 있는 아파트를 샀다. 하지만 가격은 오르기는커녕 줄곧 하락세였다. 아파트 값이 최근 약간 회복되었다고 하지만 매입가에서 30%이상 떨어져 있다. 대출금과 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모른다.
당시는 누구든지 집을 사기만 하면 큰 돈을 벌 것 같은 ‘재테크 마법’에 걸려들었다. 무리하게 대출을 내어 집을 샀던 많은 사람들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다. 하지만 이제는 지난 시절의 아픔을 괴롭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출발을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아픈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과거의 부동산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다.
이 책은 언론인 출신으로 현재 유명 부동산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생각들을 해부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과 개인의 심리, 정책이 갖는 심리적 효과 등을 분석하고, 부동산 시장에 깔린 복잡다단한 인간 심리를 들여다보면서 심리적 편향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개인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심리적인 이유로 크고 작은 거래에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준다. 이에 투자자와 실구매자, 집주인과 세입자 등 저마다 다른 입장에서 최대한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데 밑거름이 되어줄 새로움 프레임을 제시하며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추도록 돕는다.
왜 여자들이 주택보다 아파트를 좋아하는지, 경제학 박사는 왜 기획부동산에 걸려드는지, 왜 자기가 산 집은 장점만 보이는지, 왜 전문가들의 시장 전망은 다 비슷한지, 내가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라는 심리 등의 주제가 색다르다.
저자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가격(시세)를 자주 확인하는 습관도 고치라고 충고한다. ‘집’이 아니라 돈으로 교환할 수 있는 ‘투자 자산’이라고 생각하니 아파트 시세를 확인하는 것이다. 대출을 많이 안고 아파트를 사는 사람의 심리는 외상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이와 비슷하다. 주식의 외상 거래는 안정적인 배당보다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한 ‘베팅’에 가깝다. 따라서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좌불안석이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가격에 너무 몰입하면 가격 자체가 마음의 평화를 훼방하는 악마로 바뀐다”고 말한다. 그는 “주식에 투자해놓고 포트폴리오를 쳐다보지 않는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자주 주가를 쳐다보는 사람보다 수익률이 높다”며 시세가 주는 심리적 휘둘림에서 벗어나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초보자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에피소드와 이야기 방식으로 풀었다. 이 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복잡다단한 심리 세계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앞으로 투자를 하든 살 집을 사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