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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과 수리공 - 과학을 뛰어넘은 엔지니어링 이야기
권오상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과학과 엔지니어링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과학과 엔지니어링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간혹 우리는 엔지니어링을 폄하할 때가 있다. 공장에서 뭔가 수리하거나 뚝딱뚝딱 만드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발전하는 데 초석을 다진 엔지니어링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을 읽어보면 그동안 엔지니어링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과학과 엔지니어링의 가장 큰 차이는 ‘행동’으로 과학은 이론에 집중하는 반면, 엔지니어링은 무언가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다.
이 책은 도이체방크 홍콩 지점과 서울 지점, 바클레이스캐피털 런던 지점, 바클레이스은행 싱가포르 지점 등 세계 수위를 다투는 투자은행에서 7년간 근무하며 현장과 실무를 경험했으며, 삼성SDS 수석보와 기아자동차 주임 연구원을 거쳤고,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과 중앙대학교 경영학부에서 재무를 가르쳤으며, 현재 CHA의과학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권오상 박사가 인류가 발전하는 데 초석을 다진 엔지니어링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와 엔지니어링이 우리 삶에 얼마나 다양한 발전을 도모했는지 알려준다. 그동안 우리가 과학이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이 엔지니어링이었다는 놀라운 사실도 전한다.
엔지니어링은 우리 삶에 다양한 발전과 변화를 가져왔다. 바퀴의 진화, 자동차의 탄생 배경, 아폴로11호의 비밀과 거북선의 실체까지 엔지니어링은 실로 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 발명에 심취한 아인슈타인, 거북선을 만든 이순신, 애플의 스티브 잡스, 그리고 전 세계 과학자들이 가장 큰 영예로 생각하는 노벨 과학상을 제정한 위대한 엔지니어, 노벨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엔지니어링의 진면모를 설명한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아인슈타인은 발명을 즐기는 엔지니어였고, 이순신 장군 또한 장군이자 엔지니어였으며, 새로운 IT 시대를 연 스티브 잡스 역시 유능한 기업가이자 엔지니어였다. 엔지니어들조차 스스로를 ‘공돌이’로 비하하는 현실에서 엔지니어와 공학도들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라이트 형제가 최초의 유인동력비행을 성공시켰을 당시, 당대 최고의 과학자였던 새뮤얼 랭글리 또한 비행에 필요한 엔진 개발에 몰두해 있었다. 하지만 랭글리는 이론에만 집중했고, 7년의 이론 연구 끝에 공개 실험을 시도하지만 모든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 그의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반면 당시 자전거 수리공이었던 라이트 형제는 몸소 1000번이 넘는 비행 실험 끝에 유인동력비행을 성공시켜 오늘날 항공 산업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이처럼 엔지니어링은 직접 ‘행동하는 학문’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피라미드를 설계하고 건축을 수행한 사람들이 어떠한 지식을 기반으로 그러한 불가사의한 일을 이뤄냈는지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에 알 수는 없지만, 피라미드는 가까이에서 직접 바라보지 않고 사진만을 보더라도 경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는 엔지니어링의 위대한 성취이다.”(p.94) 라고 말했다.
이 책은 엔지니어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이나 혹은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 사회가 엔지니어링의 진면모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게 되고, 엔지니어들이 건강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