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 - 남에겐 친절하고 나에겐 불친절한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손희주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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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나 우울증에 걸릴 위험을 안고 있다. 경쟁에서 밀리기 않기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자칫 마음에 과부하가 걸려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하며 침울해하고, 이 같은 마음을 가진 자신을 탓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점점 가라앉는 몸과 마음, 오늘 하루 충동적으로 던지고는 아차싶었던 말과 행동, 결코 되돌릴 수 없게 돼버린 그 수많은 일들…… 스스로를 이해하고 싶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 책은 독일 최고의 심리상담사이자 베스트셀러 우울증’,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의 저자 우르술라 누버의 최신작으로 우울증을 품고 사는 현대의 여성이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매우 유능하고 친절하다는 진단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왜 만인에게 친절한 여성들이 홀로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우울증을 겪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이들에게 용기와 함께, 자기 자신의 모순을 이해하고 억눌렀던 감정을 해방시키는 법을 전한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짓눌려 아무 문제가 없는 날에도 쉽게 잠을 들지 못한다. 불안과 고민, 내일 당장 코앞에 닥칠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새벽까지 뒤척이거나, 얕은 잠에 들었다가 몇 번씩 깨기를 반복한다. 여기에, 여자들만이 유난히 독하게 겪는 증상이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어찌해볼 수 없었던 일들까지 자신의 무능 탓으로 돌리며 자책하고 후회하면서 괴로운 밤을 보낸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인 우울감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나 의욕 상실, 수면장애 등의 신체적 변화, 집중력 저하, 비관적 생각 등이 나타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우울증은 학업, 직장, 가정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각한 장애가 동반된다.

 

우리는 흔히 우울에 관한 이미지를 고립되어 있고 소극적이며 무력감을 느끼는 상태로 연상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일상적으로 우울을 품고 사는 현대의 여성들은 오히려 매우 유능하고 친절하다고 말한다.

 

우울한 여자가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이 무능하다는 것을 세상에 들키는 것, 그래서 결국 타인으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박탈당하는 것이다. 동화 속의 딸이 불가능한 과제 앞에서 반지, 목걸이, 심지어 자신의 첫아기까지 내주길 약속하며 가까스로 과제를 완수해나가듯이, 현대의 여성들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담보 잡힌 채, 세상의 요구에 기꺼이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다.

 

이 책은 지금껏 가둬두었던 자신의 마음을 해방시키라고 조언하는 대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진정으로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마침내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을 한낮엔 웃다가 한밤엔 후회와 자책으로 우는 분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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