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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인도를 만나다
김도영 지음 / 북치는마을 / 2013년 12월
평점 :
종교적이면서도 물질적인 상반된 두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인도인. 일반적으로 ‘인도’ 하면 그들만의 가치관과 종교적 믿음으로 그들만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매력적인 나라로 인식된다.
내가 그동안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유럽, 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인도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TV 방송을 통해서 본 인도는 소, 개, 말, 낙타가 거리를 활보하고 무질서와 혼돈, 그리고 13억의 인구가 사는 나라이다.
이 책은 26년간 인도에 살면서 델리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동아시아과에서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인도에서는 한국어 학자로, 우리나라에서는 인도에 살고 있는 인도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김도영 교수가 전해주는 인도의 실상이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종교적 인도인’과 ‘물질적 인도인’의 두 가지 개념에서 인도를 이야기한다. 1부 ‘종교적인 인도인’에서는 인도인의 가치관과 정서를 종교적 입장에 근거하여 설명한다. 화를 내지도, 감사해 하지도, 미안해하지도 않는 인도인들의 표현방식은 모두 인도의 종교적 믿음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수천 년간 인도인의 생활 규율 역할을 해 온 카스트제도는 아리안족이 인도를 정복한 후 소수집단인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에 동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피부색 또는 직업에 따라 승려계급인 브라만, 군인·통치계급인 크샤트리아, 상인계급인 바이샤 및 천민계급인 수드라로 크게 나누어지며, 이 안에는 다시 수많은 하위카스트가 있다. 최하층 계급으로는 불가촉측민이 있다.
카스트제도가 생긴 최초에는 그다지 엄격하지 않았으나 오랜 역사적 흐름과 더불어 다른 카스트와의 결혼 불허 등 많은 금기를 가진 사회규범으로 굳어졌다. 엄격한 카스트제도 하에서 인도인들은 자기가 속한 카스트의 행위 규범을 준수해야 했다. 예를 들어 브라만은 반드시 해가 지거나 뜰 때 기도를 해야 했고 경을 외워야 했다. 이러한 계급제도는 인도 사회를 안정시키고 결속시키는 데 도움이 된 면도 있다고 하나, 인권을 침해하고 사회를 정체시켜 활력을 잃게 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
또한 인도인들은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인생은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돈을 밝힌다는 모순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모순처럼 보이는 이런 이중적 태도는 돈을 중시하는 힌두 신앙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인도인의 사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인도와 우리나라가 서로 계속해서 윈-윈의 관계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의 내용이 상당히 방대한데 비해 종교와 돈의 관계와 같이 모순되는 이들의 철학과 종교, 생활태도 등을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자가 너무 작은 글씨로 되어 있어서 읽는데 쉽지가 않았다. 재판이 나올 때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큰 글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