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자유
아흐메드 카스라다 지음, 박진희 옮김 / 니케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갔을 때 테이블마운틴에 올라갔었다. 해발 1,087m인 산 정상 부분이 마치 칼로 절단한 것처럼 편평하다고 해서 테이블이라 이름 지어진 이 산은 케이프타운의 상징이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며 26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로벤 섬 교도소를 멀리서 볼 수 있었다.

 

이번에 내가 읽은 책은 내가 보았던 로벤 섬 교도소에서 있었던 이야기라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이 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와 함께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며 26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아흐메드 카스라다가 삶의 의미에 대해 서술한 에세이다. 그는 존엄성을 짓밟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정신적 자유를 향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저자가 인종 차별 정책이라는 비윤리적인 제도에 맞서 목숨을 걸고 저항운동을 한 결과는 체포와 감금, 고문과 회유였다. 감옥에 수감된 정치범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폭력적인 환경 속에 내몰려 가장 기본적인 자유마저 박탈당한 채 살아가야만 했다.

 

인간의 존엄은 완전히 무시당하고 내일은 살아 있을지 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저자는 이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것들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저자는 고통스러운 매일의 삶속에서도 책 읽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감옥 안에서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바로 기록했다. 속담, 경구, , 희곡, , 잡지, 신문 등에서 발췌한 문장은 수천 개에 달해 일곱 권의 공책을 가득 메운다. 조지 버나드 쇼와 빅토르 위고, 찰스 디킨스, 톨스토이 등 유명한 작가들의 글에서부터 리더스 다이제스트, 중국 속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발췌된 풍부한 명구들에서 독자들은 그가 던지는 메시지와 함께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보다 큰 자유라는 꿈을 위해서 소박한 자유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감옥은 그의 육신은 가둘 수 있을지언정 그의 지식에의 열정과 영혼은 옭아맬 수 없었다. 독서에 빠져 지내는 동안에는 모든 시공간을 자유롭게 떠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가 수집한 문장들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 책을 통하여 인간에게는 무엇보다 자유가 가장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자는 권력에 기생해 자유를 구걸하지 않고 자신의 존엄을 당당하게 지켜나갔다. 이 책은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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