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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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지금 고령화로 인해 세대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노년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반해, 젊은 세대들은 급속도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그야말로 세대와 세대가 서로 싸우는 잔혹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 책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후버 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지냈으며, KBS 경제전문기자인 박종훈 경제학박사는 수많은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을 뛰어다니며 세계 경제의 거대한 변화를 소개하고, 세대갈등 이면에 숨어 있는 경제 문제를 날카롭게 통찰하며, 세대갈등의 원인이 바로 경제위기에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 유럽, 일본이 겪은 2008년 금융위기의 본질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눈앞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투기를 벌이다 입은 손실은 세금으로 메우고, 현 세대가 떠안아야 할 빚더미 청구서는 고스란히 젊은 세대에게 미뤘다. 그 결과 생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 정부는 각 세대를 위하는 척하며 빚 폭탄을 돌리고 있다.

 

저자는 작금의 청년실업 문제를 고령화에 따른 세대간의 갈등차원에서 분석한다. 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펼쳐진 재벌위주의 경제정책 때문에 내수시장의 성장이 둔화됐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기업은 투자처를 찾지 못했고 투자가 줄다보니 결과적으로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줄었다고 주장한다. 수출주도형 경제구조, 친기업정책은 대기업의 이윤만 늘려주었을 뿐 가계소득을 줄여서 소비 기반의 붕괴를 앞당기는 주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기성세대가 은퇴를 늦추는 것은 노후준비가 안 되어 있는 탓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은 모아둔 재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쏟아 부은 데다 빚까지 지고 있어 당장의 생활비가 아쉽기 때문에 일터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청년실업률은 높아지는 가운데 2012년에는 60대 이상 남성 취업자 수가 20대 남성취업자수를 앞질렀다.

 

자기 자신이 쓸 생활비도 모자란대 자식에게까지 돈을 대줘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쓰는 돈은 2년 전에 비해 27%나 늘었다. 18세 이상 성인 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80%는 자녀와 함께 살고 있으며 그들 자녀의 평균연령은 20대 중반이지만 취업한 비율은 35%에 불과하다.

 

스파르타는 혹독한 군사훈련을 견뎌낸 남성만이 자유 시민으로 대우받을 수 있었으며, 결국 아테네를 제압한지 30년 만에 스스로 쇠락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파르타의 이야기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현 시점의 대한민국과 많이 닮아있다. 자녀를 적게 낳을 수밖에 없는 구조와 이로 인한 경제활력 저하, 그리고 부질없는 정부의 출산장려정책 사이에서 청년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미래세대가 경제적으로 사회에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졸업 후 경력을 쌓기 시작해야 할 청년들이 그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 책에는 빚내서 집을 사라고 부추기는 한국 경제의 속사정, 미국이 불법 이민자들을 지원하는 까닭, 호주 청년들에게 광부가 꿈의 직업인 이유 등 각국의 사례를 들려준다. 나아가 세대 전쟁을 막기 위해 부동산 정책, 교육 문제, 국민연금과 세금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가올 세대전쟁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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