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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으로 삽시다 - 30주년 기념 개정판 ㅣ 이시형 뒤집어 생각하기 1
이시형 지음 / 풀잎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는 마음이 크고 넓은 사람과, 작고 좁은 사람이 섞여 살고 있는데, 흔히 우리가 말하는 배짱이 두둑한 사람이란, 마음이 큰 사람을 일컫는데, 어느 쪽이 덕 있는 사람인지는 생각하기에 다르겠지만, 대개 마음이 넓고 크면 인생을 즐겁게 보낸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반면 마음이 좁고 작은 사람은 대개, 고통스럽게 사는 경우가 많고,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며, 힘을 쏟는데도 제동 거는 일이 빈번하여, 인생이 이래서야 짜증스럽기 마련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이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으로, 뇌과학과 정신의학을 활용한 ‘면역력과 자연치유력’ 증강법을 전파해온 이시형 박사가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소신이 동반된 행동으로 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풀어내 1982년에 발행했는데 출간 30주년을 맞아 ‘30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다.
배짱이란 무엇일까? 용기와는 좀 비슷하지만 다른 것이다. 용기란 우리가 중대한 결정의 순간에 큰 결심을 하기 위해 하는 무엇인가이지만, 배짱이란우리가 삶은 살아가는데 지속적으로 가지는 하나의 사고방식의 결과인 것 같다. 배짱이란 자신감, 주도성, 모험심으로 구성된 하나의 결합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민족은 체면을 존중하는 민족이라고 진단한다. 이 체면이란 명분에 매여 내용보다 형식이, 용기보다 만용이, 그리고 실력보다 허세가 더 강하게 작용하게 되어 헛된 자존심이 팽배하고 위신만 앞세워 도무지 실속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 가운데 “체면”이라는 것이 있다. “사장님 체면이 말이 아니군요!”, “아버지 체면에 먹칠을 하다니!”, “남편 체면 좀 세워줘!”, “체면 차리지 말고 많이 먹어!” 등 특히 인간관계를 나타내는 대화중에 많이 나타난다.
서양 사람들은 ‘나’를 당당히 표현할 수 있는 개인주의를 용납하는 사회에서 사는 반면 우리 동양인들, 특히 한국인들은 ‘나’보다는 ‘남’을 의식하는 문화권에 산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혹자는 한국의 문화를 체면문화라고도 한다. 나의 판단과 행동에 대해 내가 평가하는 것보다는 남이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사회생활에서 핵심적 가치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체면은 참으로 중요하다.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험한 일을 하느냐’면서 놀고먹던 사람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가면 청소하는 일, 세탁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한다. 체면 때문에 못하던 일도 일단 한국 사람들이 없는 곳에 가면, 혹은 문화가 다른 곳에 가면 바뀔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체면은 있어야 하고 또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여 일상행동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문제다. 구태의연한 체면의식 때문에 위축되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해서도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속이 꽉 찬 사람일수록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법이다. 융통성 있게 굽히기도 하고, 질줄 아는 배짱도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는 것만 고쳐도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