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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ㅣ 인문학의 생각읽기 2
박우성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기획 / 김영사on / 2013년 12월
평점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우리에게 적대적이고 진실을 그냥 보여주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 어떤 것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여론 조작, 정치인의 허튼소리, 광고의 속임수, 미디어의 정보 조작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이성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든 먹잇감이 될 수 있다.
넘쳐나는 거짓 정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다양한 시도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제대로’ 생각하고 있을까? 설상가상으로 비판적 지성을 기르는 교육의 기능마저 축소되어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데 쓸 도구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 책은 ‘인문학의 생각읽기 시리즈’ 제2권으로서 “만화로 듣는 인문학 강의”를 주제로, 인류 문명의 정신사에 큰 영향을 미친 현대 명사와 명저, 사상들을 소개하는 책으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필수 교양 목록으로서 중요 인물들 사상가, 철학자, 작가, 과학자의 저작을 중심으로 그 생애와 사상, 인류 정신사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는 해설서이다.
촘스키는 언어학자로서 ‘변형생성문법’이라는 새로운 언어학 이론으로 학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는 오늘날 단순히 한명의 언어학자일 뿐만 아니라 숱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 발언하며 세계 여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촘스키의 삶은 언어학자와 실천적 정치평론가라는 두 개의 기둥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그는 언어학자로서 구조주의적 언어학을 비판하고 변형생성문법이라는 새로운 언어분석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언어를 인간이 보편적으로 타고난 능력의 결과로 간주하였으며, 자신의 언어관이 17세기 합리주의자들의 사상과 관련을 맺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2011년 5월 2일, 9.11 테러를 총지휘한 것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특수 부대에 의해 사살되었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전해졌을 때 서방 세계는 축제와 환호로 떠들썩했다. 바로 그 때 미국에서 찬물을 끼얹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노암 촘스키 교수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후, 언론에 기고문을 게제하여 ‘미국 정부의 야만적인 행위’를 규탄하였다.
이 책에서 촘스키는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는, 미군은 파키스탄 영토에서 군사 작전을 감행하면서 해당 정부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미군은 비무장 상태였던 오사마 빈 라덴을 살아 있는 상태로 체포하려는 시도는 아예 하지 않았고 애초부터 암살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9·11 테러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미국정부라고 하면서 “미국이야말로 세계 최대의 테러 국가”라고 했다.
촘스키가 추구하는 사회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는 좋은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각 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사회, 만인을 위한 민주주의, 극소수의 귀족, 기업, 기업에 들러붙은 정부, 관료, 지식인들만을 위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노동에서, 풍요에서, 인간다움에서 소외된 대다수 민중들을 위한 민주주의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