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의 13일 - 쿠바 미사일 위기, 거짓말, 그리고 녹음테이프
셀던 M. 스턴 지음, 박수민 옮김 / 모던타임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강의를 할 때마다 존 F. 케네디의 제35대 미 대통령 취임 연설, “국민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세계의 시민 여러분,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베풀 것인지 묻지 말고, 우리 모두가 손잡고 인간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라는 대목을 많이 인용한다.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19631122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카퍼레이드 도중 저격당해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지났다.

 

19628월부터 미국에선 소련이 쿠바에 공격용 핵미사일 기지를 짓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결정적 증거를 찾으려는 각고의 노력 끝에 19621014, 미국 U-2 첩보기가 쿠바에 배치된 소련 탄도미사일을 발견했다. 이틀 뒤,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을 직접 겨냥할 핵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 대책 기구(엑스콤)를 소집한다. 이후 13일간을 역사는 쿠바 미사일 위기라고 부른다.

 

이 책은 쿠바 미사일 위기가 제 3차 세계대전의 문턱까지 갔었던 결정적인 사건에 대한 13일간 케네디가 엑스콤에서 각료들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이른바 케네디 테이프를 기본 자료 삼아 복원한 쿠바 미사일 위기의 생생한 증언이다. 겉으론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단호한 지도자처럼 행동했지만 실제론 파국을 막기 위해 소련과 협상한 케네디의 막후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미국 역사학자인 저자 셀던 M. 스턴은 이 테이프를 가장 먼저 듣고 분석했으며 테이프 기밀 해제 작업에도 관여했으며, 이를 이야기 형식으로 설명하여 독자들이 대화내용을 가급적 정확하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서는 엑스콤 회의 초반, 쿠바를 직접 공습하는 것이 해상 봉쇄보다 유리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도 케네디 대통령은 쉽사리 공습 쪽으로 기울지 않았다고 했다. 1019일 커티스 르메이 공군 참모총장이 봉쇄와 정치적인 조치가 오히려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당대 겁쟁이에 빗대는 발언을 퍼붓는 순간에도 케네디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 모든 군 사령관과 참석자들이 한 목소리로 쿠바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요구했지만 그는 봉쇄의 이점은 핵전쟁으로 확전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1022일 그는 소련의 쿠바 미사일 배치 사실을 공개하고 해상 봉쇄를 천명한다. 또 다시 국제사회 전체가 긴박하게 움직인 닷새가 흐른 뒤 소련의 흐루쇼프 서기장은 유엔의 감시 하에 쿠바 미사일을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핵무기가 동반된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인류가 막 벗어나는 순간이다.

 

이 책은 인류 마지막 핵 대결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지도자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등 남북 간에 군사 충돌이 일어날 때마다 불안 해 하는 국민들을 위해 대통령과 외교, 안보, 국방, 통일 분야 책임자들이 이 책을 읽고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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