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다 하지 못한 - 김광석 에세이
김광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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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래들을 수없이 찾아내 우리들에게 들려준 영원한 가객 김광석, ‘나의 노래는 나의 삶이라 노래했던 김광석은 통기타와 하모니카의 음유시인이다. 그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삶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비록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더욱 우리 가슴속에 남아 여전히 우리 삶을 노래하는 것처럼 들린다.

 

김광석의 노래는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아이돌 가수들 노래보다 더 자주 흘러나온다. 40대 이상의 아저씨, 아줌마들은 술 한 잔 들어가면 노래방 마이크를 잡고 김광석의 노래를 부른다.

 

이 책은 김광석이 죽기 전까지 여러 시간에 흩어져 남긴 일기, 수첩 메모, 편지, 노랫말 등을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글의 성격에 따라 재구성한 김광석 에세이이다. 대중 앞에 나서기 전 무명 시절, 대학 입학 후 소극장 공연으로 인기를 얻어가면서 휴식을 갈망하던 때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됐다. ‘파트겨울은 봄의 어제, 봄은 겨울의 꿈-혼자 부르는 노래에서는 김광석이 대중적인 호응을 얻기 전의 생활을 전한다. “라면과 소주, 쓸쓸한 뒷모습, 흙먼지 신촌 포장마차, 고춧가루 뿌린 우동가락등 일상의 풍경 속에서 아직 손에 잡히지 않은 음악에 대한 꿈, 곤궁한 일상에 대한 걱정 등이 기록되어 있다. ‘파트 II 악보에는 마침표가 없다-거리에서 부르는 노래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김광석의 뒷모습이 때로 가슴 아리게 드러난다. 세상에 눈뜬 대학 시절, 큰형님의 죽음, 딸을 의사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받아내게 된 사연, ‘사랑했지만’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이등병의 편지등의 노래를 부르게 된 계기 등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파트III 꽃이 지네 눈물같이-미처 부르지 못한 노래에서는 김광석이 미처 부르지 못한 노래들을 모았다. 기타를 몸의 일부처럼 여긴 싱어 송 라이터였던 만큼 그는 60곡이 넘는 미완성곡의 음표와 가사들을 악보와 노트, 메모지 할 것 없이 곳곳에 남겨놓았다.

 

이 책에서는 친구들, 맘 열린 친구들이 그립다. 왜 이렇게 예민한가, 김광석”(p.28), “가난에서 부유로 가려 애써보지만 밤새워 일해도 살찌는 이들만 더욱 살찌는걸”(p.33), “정말 힘들다. 바쁘고 열심히 사는 것이 돈을 버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p.45) 라고 했다. 이 글들을 보면 그의 목소리가 왜 그렇게 쓸쓸했는지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후반부에 실린 완성되지 못한 트랙리스트와 노랫말은 노래로 들을 수 없는 것이 안탑깝다. 김광석은 5집을 준비하다 숨을 거뒀다.

 

이 책을 읽으므로 가수가 아닌 인간 김광석의 내면을 볼 수 있다. 그가 얼마나 예민하고 생각이 깊은지, 얼마나 평범한 삶을 갈구했는지 솔직한 그의 속내를 알 수 있다. 아울러 미완의 노래 64곡도 공개한다. 김광석이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그의 체취가 진하게 남아 있는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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