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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넌! - 장자가 묻는다 ㅣ 후 엠 아이 Who am I 시리즈 1
명로진 지음 / 상상비행 / 2013년 9월
평점 :
요즘 장자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장자에 대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장자는 일체의 세속적 욕망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았고, 그 자신도 극빈의 삶을 살면서도 남을 도와주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이 책은 ‘스포츠조선’ 문화연예담당 기자로 활동하다 방송국 드라마 PD에게 캐스팅돼 미니시리즈 ‘도깨비가 간다’ 주연으로 데뷔했으며, 그 후 드라마, 연극, 영화 30여 편에 출연했으며, 현재 동서양 고전의 세계에 빠져 책 읽고 사색하고 글을 쓰며, 철학에 대한 넓은 이해와 통찰을 보여준 명로진 작가가 자신의 아들을 포함한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철학 에세이다.
나는 그동안 ‘장자’에 대해서 어렵게만 생각하고 ‘장자’에 대한 책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일러주는 장자의 철학은 이야기처럼 편안하다. 책 곳곳에 재치가 넘치고 곳곳에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철학이 숨어 있으므로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 생활 속 이야기에서 새로운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물안 개구리’ 이야기를 하면서 장자가 말하는 우물 안 개구리의 눈과 거대한 붕새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만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 내가 무엇을 함으로써 행복해지는지를 알 수 있다. 행복을 찾아 나서는 길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없다. 그것이 소요유의 승자인 장자가 설파하는 진정한 자유다.
요 임금은 오래 살면 욕보이는 일이 많고, 부자가 되면 할 일이 많아지고, 아들이 많으면 근심이 많아진다고 하며 이 세 가지는 덕을 기르는데 방해가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자는 오래 살면 신선처럼 도를 닦으면 되고, 부자가 되면 가진 것을 다른 이와 나누면 되고, 아들을 많이 낳으면 그들에게 천하를 위해 각자 할 일을 맡기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왜 옳고 그른 것에 대해 늘 신경을 쓰고 있는 걸까? 만약 무인도에서 나 혼자만 산다면 그때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신경 쓰고 있을까? 저자는 “우리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때문인데, 그 판단은 결국 우리가 타인과 함께 살기 때문에 생긴다. 타인의 의견, 타인의 말, 타인의 시선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되돌아보고 그게 옳은지 아닌지, 또는 타인의 언행이 옳은지 아닌지, 나아가 나와 타인 사이에 있었던 모든 사건들이 옳은지 아닌지 되짚어 보게 된다.(p.26)고 했다.
“지인(至人)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신인((神人)은 공을 자랑하지 않으며 성인(聖人)은 자신의 이름조차 드러내지 않는다.” 장자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말은 돈이나 지위, 명예에 욕심을 부리며 세상을 살지 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무엇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는 뜻이다. 인격적으로 수양이 됐다는 말은 세상을 사는 도리를 깨달았다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 눈에 명예와 부귀는 덧없는 것일 뿐,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좋은 고전의 힘은 수 천 년을 지나 현대의 우리들에게도 많은 깨우침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히 한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내용이 아니라 항상 가까이 두고 반복해서 읽는다면 세상을 보는 넓은 시야와 마음의 여유를 주는 것이 진정한 고전의 힘이 아니겠는가. 무한경쟁 속에서 상처와 외로움, 소외감으로 지쳐버린 현대인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