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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발견 - 과학이 밝혀낸 중년의 놀라운 능력
데이비드 베인브리지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들어 기분이 들쭉날쭉하고, 사소한 문제에도 우울해진다.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도 눈물을 꾹 참고 있었는데, 근래에는 이유 없이 자꾸 눈물이 난다. 그것뿐이 아니라 별일 아닌 데도 화가 나고, 쓸데없는 의심까지 한다.
마흔이란 나이엔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여러 가지 변화가 찾아온다. 특히 심리적으로 ‘중년의 사춘기’를 경험하게 된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가볍게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우울증 증세까지 생기면서 힘겨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년의 길목에 들어선 사람들은 온갖 고생을 다해왔지만 아무도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며 ‘인생 헛살았다’고 가슴을 친다. 또한 중년이 되면 몸과 마음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출근해서 커피 한 잔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정신을 차리기 힘들고, 다음 날 아침을 생각하면 술 마시는 것도 겁난다고 한다. 중년엔 강철 같던 마음이 실바람에도 흔들리며 마음의 감기에 걸리곤 한다.
그 동안 중년에 대한 탐구는 계속돼 왔다. 의사에게 중년을 물으면, 폐경기를 말한다. 사회학자에게 물으면 빈 둥지 증후군과 청소년 자녀 양육 문제를 언급할 수 있다. 복지관계자에겐 노후 안전된 생활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고대이래 인생에 있어 관심거리였다. 공자는 40세가 되면 세상사에 혹하지 않는다했고, 50세가 되면 하늘의 이치를 알게 된다고 했다. 이렇듯 중년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이 책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임상 수의과 해부학자인 데이비드 베인브리지가 최근 과학 분야의 연구를 바탕으로 중년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중년시기를 40~60대로 잡았다. 저자는 중년의 신체적 변화에서 고민풀이를 시작했다. 갑자기 머리가 희어지고, 시력은 흐릿해지며, 기억력은 떨어지는 자신을 보고 “인간으로서 생산적인 삶이 끝났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면서 인간의 중년은 다른 동물 삶의 중반부와 달리 인간이라는 독특한 생물종에게만 부여된 시기다. 단순히 늙어가는 과도기적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육체적·성적·사회적 세계가 또 한 번 변화하는 삶의 국면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이 다른 생물종과는 달리 생식활동이 끝난 후에도 40세 이상 살 수 있는 ‘중년 유전자’를 지녔으며, 이 유전자가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 오늘날의 지혜롭고 여유로운 중년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한다.
특히 중년의 뇌 변화에 대해 집중 소개한다. 중년의 뇌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프로그래밍 돼 ‘다르게 생각’함으로써 ‘빠르게 생각’하는 청년기 뇌보다 현명한 답을 내 놓는다는 것이다. 또 뇌의 변화뿐만 아니라 생물학, 심리학, 인류학 등 다각적인 관점으로 중년을 들여다본다.
중년의 삶은 많은 시간을 그 시기에 보낸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행운아인 것은 중년이라는 최고의 시간과 위치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중년이 되면 신변에 확실히 변화가 생기지만, 아직 늙은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