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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2 - 궁극의 相 ㅣ 역학 시리즈
백금남 지음 / 도서출판 책방 / 2013년 9월
평점 :
‘관상’이란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의 운명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관상’은 신라 시대 때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관상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유행하며, 관상학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관상에 대한 관심은 과거형으로 끝나지 않고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지금도 여전히 현재형이다. 지금도 종교를 불문하고 관상을 믿고, 관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
결혼을 하기 위해 좋은 짝을 만나기 위해 관상 성형을 하기도 하고, 구직에서도 대기업의 최종면접 자리에는 유명한 관상가를 몰래 참여시킨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렇듯 관상은 우리의 삶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하나의 풍습으로 뿌리 내리게 되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아버지가 김종서에게 억울하게 죽자 김내경은 역적의 자식으로 몰려 도망자 신세가 된다. 외눈박이 스승 상학을 만나 관상을 배운 지 수십 년이 지난 후, 문종이 죽고 단종이 즉위한다. 그리고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권력 다툼이 정점으로 치달을 때, 내경은 원수인 김종서의 줄을 타고 조정에 들어가 수양대군의 역모를 무산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수양대군이 이미 왕의 상을 타고났음을 알지만 관상쟁이 김내경은 오히려 그의 운명을 역적의 상으로 바꾸기 위해 목숨을 건다.
소설 ‘관상’에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말 그대로 관상이다. 영화에서 그려졌듯 김내경의 관상 활약은 왕의 관상까지 건들 정도로 비범했다. 소설에서는 김내경과 관상을 보는 여러 인물들의 말을 빌려 관상 보는 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눈과 코, 입 등의 생김새와 크기, 점의 위치 등으로 성격을 넘어 운명까지 꿰뚫는 자세한 설명 덕에 책을 덮음과 동시에 거울 앞에 선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과연 나는 왕이 될 이리상인지, 세상을 넓게 품을 호랑이 상인가.
이 소설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권력의 중심에 서 있던 당사자들의 시선이 아니라 일개 관상쟁이의 눈으로 사건을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굴에 드러난 운명으로 풀어보는 역사는 이미 정해진 듯 보이지만 꼭 정해진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다른 정해진 것들과 만나면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섞여서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해진 운명의 순리를 거스르지 말고 따르도록 하는 게 관상가의 일이지만, 정작 본인은 그 운명을 거역하며 목숨을 거는 아이러니가 소설을 알 수 없는 결말로 치닫게 한다.
결국 내경은 자신의 운명을 빤히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하는데, 역사도 이와 같지 않은가, 하고 내경은 말하는 듯하다. 세상에 정해진 것이 어디 있느냐고! 바꾸어보겠다는 열망을 드러내는 순간, 얼굴의 상도, 역사도 변하는 것이다.
이 책은 영화를 이미 본 사람이나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모든 분들에게 관상쟁이의 눈을 통해 권력의 무상함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