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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1 - 관상의 神 ㅣ 역학 시리즈
백금남 지음 / 도서출판 책방 / 2013년 9월
평점 :
사람에게 있어 첫인상은 대단히 중요하다.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왠지 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흠잡을 데 없는 미인인데 매력이 없는 사람도 있다. 얼굴이 전하는 분위기는 그 사람의 전체 호감도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상학자 신기원은 말하기를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사람에게는 누구나 타고난 천성이 있게 마련이다. 그 사람 마음과 생각,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모습은 얼굴을 통해 드러나게 되어 있다.”고 했다. 우리는 얼굴로 그 사람을 읽는 것이다.
지금 극장가에는 영화 ‘관상’이 800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 관상쟁이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운명, 그리고 그들이 다 함께 겪게 되는 역사적 사건을 한 데 묶어 그려내는 작품이다.
나도 바쁜 시간을 내어 영화를 보았다. 배우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조정석, 이종석 등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배우들의 적합한 캐스팅 뿐 아니라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인해 누구나 한번은 보아야 하는 영화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소설 ‘관상’은 그런 영화를 바탕으로 살을 붙이고 덧입혀 만든 작품이다. 2시간 반짜리 작품은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관객들 뿐 아니라 아직 보지 못한 예비 독자들에게 까지 색다른 흥미와 재미를 준다.
이 소설은 모두 2권으로 나누워 구성되어 있다. 1권에서는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숨겨진 전·후 사정이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환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주인공 내경이 어떻게 하다가 역적의 자식이 됐는지, 어떻게 관상쟁이의 길에 들어서게 됐는지, 처남 팽헌은 또 어쩌다 매제와 살게 됐고, 내경의 아내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등 영화를 보며 궁금했던 점들을 소설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영화 속에서는 단지 적으로만 등장했던 한명회가 소설에서는 내경의 어린 시절 친구로 등장한다. 또 내경이 끝까지 힘을 다해 돕는 김종서는 소설에서는 내경의 아버지 지겸을 역모로 몰아 죽인 원수로 등장해 기묘한 인연을 그려낸다.
아버지가 김종서에게 억울하게 죽자 김내경은 역적의 자식으로 몰려 도망자 신세가 된다. 외눈박이 스승 상학을 만나 관상을 배운 지 수십 년이 지난 후, 문종이 죽고 단종이 즉위한다. 그리고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권력 다툼이 정점으로 치달을 때, 내경은 원수인 김종서의 줄을 타고 조정에 들어가 수양대군의 역모를 무산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수양대군이 이미 왕의 상을 타고났음을 알지만 관상쟁이 김내경은 오히려 그의 운명을 역적의 상으로 바꾸기 위해 목숨을 건다.
이 소설을 집필한 백금남 작가는 ‘십우도’, ‘샤라쿠 김홍도의 비밀’, ‘소설 신윤복’ 등의 베스트셀러를 낸 수십 년 경력의 소설가로 삼성문학상과 민음사 제정 올해의 논픽션 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 이 소설의 가치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