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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권수업
정광욱 외 지음, 안경환 감수 / 미래의창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인권’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권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늘 듣고 말해 와서 아주 친숙할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인권이 어떠한 것인지 설명해보라고 하면 어려워한다. 이는 아직 인권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있고, 우리 사회에서 인권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서는 말로만 인권을 부르짖을 뿐이지, 직접 생활 속에서 인권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안경환 교수가 서울대학교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했던 <인권법> 강의를 모은 것으로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자신의 언어로 분해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어떤 식으로 타인의 삶을 바라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인권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빼앗겨서는 안 되는 권리라고 정의한다. 즉,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권리이다. 이는 법으로 규정되기 이전에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당연히 인정되어야 하는 권리이다. 이 인권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와 땀을 흘렸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인권이 유린당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권력과 힘, 돈을 배경으로 상대방을 억압하고 강요하는 원시적인 행태가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직도 인권이 이야기되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대체 우리나라는 범죄자 인권을 왜 그렇게 챙겨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남의 인권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권 또한 박탈당해야 한다. 범죄자의 인권을 이야기할 때마다 “그럼 피해자의 인권은 어떻게 하느냐?”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하면 피해자의 인권은 도대체 뭐냐는 반발심이기도 하고, 그들의 인권을 챙기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다수의 피해자를 위한 조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범죄자의 인권이 피해자의 인권보다 우선일 순 없다.
최근 탈북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의외로 국민들이나 진보 정치인들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영화 ‘도가니’로 새롭게 조명이 되고 있는 광주 인화원 내에서의 성폭력 사건이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문제된 학교 폭력 등은 국민들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무릇 인권이라는 것이 국적, 성별, 종교, 인종을 불문하고 인간이면 당연히 가지고 누려야 하는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따라 사회적 관심에 있어서 차별화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책을 읽고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인권 감수성을 찾아가는 주인공들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대학생들을 위한 인문 교양서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인권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것 같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한 나라와 사회의 인권 수준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일상 속에서 꾸준하게 지키고 다듬어 온 결과물로 나타난다. 인권이 생활화 되어 자연스럽게 내 몸에서 행동으로 나타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인권이 중요한 것 만치 타인의 인권도 존중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을 대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