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용기 - 실존적 정신분석학자 이승욱의 ‘서툰 삶 직면하기’
이승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살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어떤 책도 사회 명사도, 포기를 권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욕망하고 성취하라고 부채질한다. 수많은 세미나에 참석해 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이 영국 옥스퍼드대 졸업식에서 명연설을 기대하며 숨 죽이고 기다리는 졸업생과 청중들에게 포기하지 말라! 절대 포기하지 말라!”라는 극히 짧은 축사를 남긴 것은 꽤나 유명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포기하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팟캐스트에서 심리상담에 대해 친근하게 설명해 수만 명의 고정 청취자를 확보한 공공상담소의 운영자이자 실존적 정신분석가인 이승욱 원장이 팟캐스트에서 다뤘던 내용을 포함하여 불안하고 우울하고 흔들리는 사람들이 가진 마음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 내게 없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망한다. 그래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되고, 더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하고, 더 예뻐지기 위해 외모를 고치고, 누군가로부터 더 사랑을 받게 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다 이루고 다 가져보아도 만족이 없고 오히려 고통이 따른다. 경쟁사회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저자는 포기한다는 것은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 것인지를 분별하는 지혜와 그것을 포기했을 때 따르는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이를 이루려면 진정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우리에게는 포기하고 싶을 때 포기할 권리가 있다. 또한 우리 각자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할 권리도 있다.”(p.43)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책임이란, 내가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항변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지 않았던가에 대한 성찰이라”(p.11)고 말했다. 타인을 위해 보상받으려는 것과 나의 만족을 위해 타인의 인정이 필요하다면 그것 까지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내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만두어야 했을 때 얼마나 속이 상하고, 억울하고,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더 나은 곳이 기다릴 거라고 나 자신을 위로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자하고 포기했을 때 처음에는 창피하기도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포기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지혜와 용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 것인지 분별하는 지혜와 그것을 포기했을 때 뒤따를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가능하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우리 인생은 지금보다 훨씬 편하고 자연스러워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이 지금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어쩌면 위장을 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껍데기를 벗고 내가 아닌 나를 포기하고, 진짜 나를 만나 새롭게 살고 싶다. 세상이 내게 준 욕망을 포기하고, 나를 찾고 싶다. 포기란 나 자신을 위해 아름다운 것이다. 붙잡고 있으므로 고통 받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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