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의 격 - 고귀하고 명예로운 삶을 추구한 중국 11대 가문의 DNA
홍순도 지음 / 유유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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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치동 엄마’,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자녀교육의 CEO를 자처하며 요즘의 대치동 엄마 못지않은 적극성을 보였던 여러 명문가의 부모들을 만날 수 있다. 명문가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와 같은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과 헌신, 그리고 자식들에게 암묵적으로 영향을 끼친 아버지의 역할이었다.

 

동서고금의 세계적인 명문가들은 항상 책의 향기가 묻어나는 집안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이들 가문이 집안을 세계적인 명문가로 만들고, 또 그 명성을 수백 년 동안 유지해 온 비결은 개성 있는 독서교육법에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명문가의 부모들은 자녀를 공신(工神)’보다 독신(讀神)’으로 만드는 데 열정적으로 앞장섰다. 독신이야말로 명문대 입학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반드시 필요한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중국 전문가, 매일경제신문 국제부, 문화일보 국제부에서 기자로 근무했으며, 1997년부터 9년간 베이징 특파원으로 중국에서 활동한 저자 홍순도가 3년간의 자료조사와 현지 취재를 통해 집필한 것으로 지금까지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중국의 공자 가문을 비롯해 서예의 대가왕희지 가문, 중국을 대표하는 문호 라오서 가문, 아들도 전쟁터로 내보낸 마오쩌둥 가문, 중국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송씨 가문 세 자매등 중국 명문가의 다양한 면모와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훌륭한 인물 뒤에 훌륭한 부모가 있으며, 훌륭한 부모 뒤에 훌륭한 가문의 내력이 있다.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이루어낸 합작품. 오랜 세월 면면히 흘러내려온 것이기에 가풍이라는 것, 그렇게 힘이 센 것일 터. 그들의 남다른 교육철학을 만나 보자.

 

이 책에는 총 11가문의 조상으로부터 시작해 우리가 알 법한 유명 위인과 지금까지 가문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자손까지 흥미롭게 기록돼 있다. 설교조의 말보다는 가문의 특색을 보여 주는 일화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쉽게 읽을 수 있고, 11가문의 배치를 훑어보면 중국사의 시대 맥락도 간단히 짚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 최고의 지도자 모택동이 얼마나 지독하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는지, 그의 아들딸조차 아버지 모택동 못지않게 얼마나 권력과 먼 가난하고 소박한 생활을 했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중국 근대사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송애령, 송경령, 송미령 자매가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섰는지, 그것을 위해 그들의 부친 송가수가 어떤 인생역정을 거쳤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중국 역사가들이 최고의 가문이라 평하는 하동 배씨 가문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유려한 글 솜씨와 달리 유배와 좌천으로 살았던 삼소三蘇(소순, 소식, 소철)의 부침, 동아시아 유교 사상의 전범을 보여 주는 안진경 가문의 일화도 흥미를 일으킨다.

 

이 책은 읽는 자들로 하여금 명문가의 격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게 한다. 우리 집안도 명문가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직하고 생산적인 욕심을 내어 실천하고 노력한다면 명문가의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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