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이숲 지음 / 예옥 / 2013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우리는 구한말 조선()을 바라본 서구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미개함, 더러움, 게으름 같은 부정적인 표현들에 익숙하다. 물론 당시 조선에 그런 표현이 어울리는 현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과 조선인의 긍정적인 면모를 찾아낸 눈 밝은 서구인도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었다. 조선의 부정적인 면이 두드러진 데에는 일본제국주의의 주도면밀한 식민 정책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이 책은 소설가인 저자 이숲이 19세기 서구인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100년전 한국을 방문한 서구인들의 기록을 꼼꼼히 분석해 과거 한국인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재현했다. 19세기 서구의 선교사와 지리학자, 여행가들의 눈에 한국인은 자연스럽고 당당하며 유쾌한 기질을 가진 민족으로 보였다.

 

저자는 책의 제목을 대한민국으로 하지 않고 내한민국이라고 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나라를 지금에야 발견했다는 것을 제목 속에 담고 싶었다.”며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저자가 2006년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어느 날, 15세기부터 고서 수만 권을 소장한 도서관에서, 1904년 국운이 기우는 한국에 대해 쓴 책 한국에서 :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대한 기억과 연구라는 희귀 서적을 발견했다. 화관무를 입고 족두리를 쓴 여인이 그려진 낡은 책에는 1세기 전 푸른 눈의 이방인이 보고 느낀 한국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우리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대한제국이 멸망하고 식민지가 됐을때, 누구도 이 시대 한국인의 장점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서구인들은 한국인의 모습을 보고 자유분방하고 쾌활하며 호탕한 민족, 선량하고 관대하며 총명한 한국인이라고 묘사했는가 하면 무서운 잠재력이 있다고도 했다.

 

저자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암울한 시대의 우리 모습을 연구했고, 평범한 한국인에게서 매력을 찾아냈으며, 이를 학문적으로 검증받기위해 역사학과 석사학위 논문 주제를 한국에 대한 서구의 인식 1890~1930’으로 정했다. 그리고 유럽인들 기록 속 한국인 모습을 낱낱이 조사했다.

 

1886년부터 한국 근대 최초의 관립학교인 육영공원의 교사로 일했던 조지 길모어는 한국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국가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전통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양반들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양반층의 특권의식이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되었음을 지적하면서 소박한 평민들을 내세워 한국인의 긍정적 기질을 부각시킨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에 왜곡된 한국인의 잠재력을 일깨워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강하면서도 선한 한국인이 지녀야 할 삶의 자세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슴 뭉클하도록 따뜻한 감동으로 제시해준다.

 

이 책을 읽고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이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대한민국을 키운 힘은 한국정신이다. 이 책을 읽고 민족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당당하게 세계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소망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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