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즐거운 사라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마광수 교수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으로 대학 교수가 어떻게 건전한 사고를 가지지 않고 그렇게 저속할까하면서 경멸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그의 저서에 대해서 궁금하게 생각은 했지만 책을 읽을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이번에 <2013 즐거운 사라>를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 책은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으로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손에 집어 들자마자 책속으로 빠져 들어가면서 마교수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그동안에 남들의 말을 듣고 그를 저속하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이 책 <2013 즐거운 사라>는 이 책의 서()에서 밝힌 대로 저자가 그동안 발표했던 소설들 중의 인물, 이미지, 페티시, 상황 묘사 등을 재현, 변주(變奏)하여 또 다른 작품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나는 사라의 젖가슴을 드러내 그녀의 젖꼭지를 빨았다. 사라의 친구이자 내 애인인 루리의 젖꼭지를 빨 때의 느낌과는 다르게 묘한 신선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몸에서는 향수 냄새에 섞여 어린아이한테서나 맛볼 수 있는 비릿한 젖 냄새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내가 젖꼭지를 한참동안 빨고 나서 다시 그녀의 배꼽을 핧고고 있을 때 사라가 문득 울음을 그쳤다. 그러더니 갑자기 벌떡 윗몸을 일으켜 세워 내게 거세게 매달려 왔다. 그러고는 내 입술을 세찬 흡인력으로 물어뜯다시피 입맞춰대는 것이었다”(18)

 

마교수는 소설 속에 자신의 이름과 직업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노출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얘기하고 있다. 이젠 표현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허용해야 할 것이다.

마교수는 21년 전의 즐거운 사라외설 사건에 갇혀 있다. 문화적 후진국인 한국 사회는 한 천재의 문학적 상상력을 실정법의 창살로 감금했다. 마교수는 외설 사건의 감옥살이 후유증으로 깊은 심리적 상처를 입었고 우울증에 빠졌다. 이젠 이 책이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읽혀져야 할 때가 되었다.

 

2013년 현재 21년 동안이나 판금상태로 있는 소설 사라가 판매금지 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법에 보장된 문학적 표현의 자유를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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