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민주화 선언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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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교수의 소설을 여러 권 읽어봤다. 그의 모든 소설이 다른 작가의 소설에 비해 상당히 자극적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함부로 입 밖에 낼 수도 없는 성()과 관련된 단어들을 과감하게 쏟아낸다. 그렇다면 마교수가 솔직한 것인가, 우리가 하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성()을 좋아하고 즐길 뿐만 아니라 더 쾌락적인 것을 원하면서도 항상 숨기고 감추면서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한다.

 

그는 <마광수의 뇌구조>라는 책에서 국가가 통제하는 지금의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를 부정하는 대신, 개인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성욕구를 표출할 수 있도록 사회제도 및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오랫동안 정신에 예속돼 온 육체를 인간에게 돌려주면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을 육체의 민주화 선언을 통해 알려준다. 더 이상 정신이 육체의 위에 있다는 문화적, 역사적, 정치적 왜곡 상태에 해체를 주장한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도덕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권력은 다 망했다. 소련이 망한 것은 극단적 평등주의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 쾌락을 적()으로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로마제국도 기독교를 국교로 정해 금욕주의를 지배 이데올로기로 삼으면서 망했다. 육체적 쾌락만이 선이라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 나라는 실용적 발전을 이루게 된다.”(p.8)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도덕으로 억누르게 되면 반대로 더 빨리 몰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채 단지 개인의 성적 취향일 뿐인데도 함부로 변태라는 굴레로 인간의 자유를 속박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경계하면서 현대사회의 우울증, 자살, 살인, 강간, 등의 사회적 문제들은 인간에게서 육체의 제 가치를 빼앗아간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육체에게 제 본연의 가치를 돌려주어 현대인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육체는 정신의 감옥이라고 선언한 이래, 정신이 육체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은 특별한 개인적 경험이 없는 한 인류 보편의 진리로 여겨지고 있다. 저자는 현대 사회의 우울증, 자살, 살인 등 사회적 문제는 인간에게서 육체의 제 가치를 빼앗아간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진단하면서 도덕으로 본성을 억누르면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야한 정신으로 가자’, 2장은 사랑의 육체적 민주화’, 3장은 결혼의 육체적 민주화’, 4장은 섹스의 육체적 민주화’, 5장은 예술의 육체적 민주화6장은 개인의 육체적 민주화7장은 성의식의 육체적 민주화8장은 대한민국의 육체적 민주화에 대해 주제별로 다루어 놓았다. 이 책의 끝에는 한국의 성() 개혁을 위한 마광수의 12가지 제안으로 육체의 민주화 선언문이 있는데, 깊이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광수 교수의 솔직 담백함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쉽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 가운데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본인의 견해를 숨김없이 밝히는 것은 매우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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