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고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평안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세상을 살다가 보면 고난을 당하기도 하고,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고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성경에 보면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119:71)라는 말씀이 있다. 고난을 겪게 되면 사람이 다듬어지고 성숙해진다.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7:14)는 말씀과 같이 고난을 겪으면 성숙해질 뿐만 아니라 겸손하게 된다.

 

이 책은 선천적 뇌성마비로 세 살 때부터 17년간 요양시설에서 생활한 스위스 철학자 알렉상드르 졸리앙의 철학 에세이집으로 결핍과 동거하는 삶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치유가 아니라 상처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1975년 스위스에서 목에 탯줄을 감고 태어났다. 그 후유증으로 뇌성마비를 앓았다. 세 살 때부터 17년 동안은 요양시설에서 생활해야 했다. 지금 그는 결혼도 했고, 세 아이도 얻었다. 행복한 가장이 됐다. 하지만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치열했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는 장애 탓에 생긴 인간적인 고뇌를 해소하기 위해 철학에 심취했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내려놓음이다. 포기나 단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는 오히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흔쾌히 내려놓을수록 더 능동적이 되고 삶의 여러 상황에 보다 적절히 반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즐거움을 누려보자고 한다. 그렇다고 세상 사람들처럼 즐거움과 쾌락이 있는 곳들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다. 그의 기쁨의 원천은 자신의 내면이다. 그는 깊숙이 가라앉아 그곳에서 기쁨과 평화를 맛본다.

 

이 책은 모두 22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 속에는 마음의 상처를 끌어안을 용기가 필요하다’, 불가능한 것은 잊고 최선의 것을 욕망하라등 대부분 부정적인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거나 흔들리지 않게 잘 지탱하여 인생을 살아가는 일종의 노하우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가 요양시설에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내려 놓아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 말이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 학대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러나 불교 금강경의 한 문장을 통해 그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소위 붓다의 실재라 부르는 붓다의 실재에 관하여, 여래께서 이르시기를 이는 붓다의 실재가 아니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를 붓다의 실재라 부르니라 하시더라는 말이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의 장애를 기꺼이 끌어안게 됐다고 고백한다. 금강경을 알렉산드르식으로 말하면 장애는 장애가 아니다. 그래서 이를 장애라 부른다가 된다.

 

이 책은 내려놓기를 위한 학습서라고 할 수 있다. 앞서 가는 삶의 즐거움에 우리를 데려다 줄, 간단하고 소박한 과정이 단계별로 제시되어 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흔쾌히 내려놓을수록 더 능동적이 되고, 삶의 여러 상황에 보다 적절히 반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치유가 아니라도 상처와 더불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