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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이기는 법 - 승부사 알바트로스의
성필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4월
평점 :
농작물을 재배할 때도 꽃을 키울 때도 열매가 익거나 꽃이 필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투자도 똑같은 느낌으로 해야 한다. 투자가 결실을 맺어 수익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각오하는 데에서 투자는 시작된다.
이 책은 ‘주식시장의 승부사’, ‘시스템 트레이딩의 전설’등으로 불리며, 국내 최초로 고액 증권방송 강사로 활동했으며, 냉철한 종목 분석과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강의로 매회 조기에 마감되는 인기를 누렸으며, 현재 ㈜PK투자자문 회장인 저자 ‘알바트로스’ 성필규씨가 1994년 종잣돈 150만 원으로 주식시장에 투신하여 무려 1만 배 이상 누적 수익률을 기록한 ‘신화’의 주인공으로, 세 번의 파산을 겪었지만 철저한 복기와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로 다시 시장의 승자로 우뚝 서게 된 오뚝이 같은 투자 인생과 투자 노하우를 전한다.
그의 첫 투자는 주식이었는데 1994년 대학재학시절 300만원이라는 돈으로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다. 1998년 후반, IT열풍과 함께 큰 수익을 거두었으나 그 성공도 잠시, 벤처기업 거품이 꺼지면서 상승세를 이뤘던 주식은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큰 손해를 보고, 손절매를 해야 했던 저자는 그 사건으로 주식은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파생상품 투자를 시작했다. 주식의 시작이 그러했듯, 파생상품 투자에서도 26주 동안 꾸준히 수익을 낼만큼 그의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2004년 5월 10일, 그동안 벌었던 12억 8천만원이라는 돈을 하루에 날려버렸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운명을 알리는 가르침이었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거래를 업으로 삼다보니 하루라도 치열하게 살지 않은 날이 없었다. 손실이 깡통으로, 깡통이 패가망신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같은 세계, 내가 몸담은 곳은 진검승부로 모든 것이 결정되고, 소수의 승자만이 전리품을 챙겨갈 수 있는 비정한 세계였다.”(p.4)고 말한다.
돈 앞에 흔들림 없는 원칙, 바로 돈을 이기는 원칙이다. 시장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가 더욱 과감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이길 수 있는 원칙을 믿고,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알바트로스, 내가 걸어온 길’에서는 투자에 처음 입문한 이후로부터의 회고를 기록했다. 2부 ‘나를 지켜낸 승부의 원칙’에서는 투자에 관해 갖고 있는 철학과 생각을 정리해 놓고 있다.
이 책에는 그 흔한 투자기법은 없다. 저자는 투자지식 대신에 부끄러운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치부까지도 낱낱이 보여준다. 시장에 지금 막 뛰어들었거나, 이미 깊이 시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시행착오를 자신처럼 겪지 않았으면 해서다. 돈과 시장의 원리를 알고 시장에 뛰어들었으면 하는 진지한 바람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큰 값어치를 했다. “승패를 운에 맡기지 말라, 진정한 승부사는 이겨놓고 확인하러 갈 뿐이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