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력

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요즘 TV의 예능 프로그램이 변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에서 벗어나, 힐링과 공익에 방점을 둔 프로그램이 속속 안방극장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이들 예능프로그램은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친근하고 편안한 방송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오락과 재미는 기본이고, 이제 감동까지 아울러야 진정한 예능프로그램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현재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진료를 하며, 한국정신분석학회 이사,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 한국사회정신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인 저자 하지현이 도시에서 일어나는 문화현상을 통해 도시인들의 심리를 살펴보거나, 소설 형식의 심리 치유서를 쓰는 등 매번 새로운 소재와 형식으로 대중 심리서의 새로운 장을 열어 오던 중 텔레비전 속 예능 프로그램 분석을 통해 예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의 심리 구조’를 밝혀내고, 그 심리 구조를 어떻게 우리 일상에 적용해야 인생을 즐길 수 있는지 알려 준다.

저자는 ‘바보상자’로 취급되는 TV 예능 콘텐츠를 정신과 전문의의 시각에서 다시 바라보고 예능을 오랫동안 즐겨봤다는 그는 ‘나를 지키는 힘’뿐 아니라 ‘타인과 조화를 이루는 힘’, ‘삶을 놀이로 만드는 힘’, ‘삶을 감동으로 채우는 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힘’ 등 예능에서 다섯 가지 마음의 힘을 발견했다.

저자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름을 ‘예능력’이라고 붙였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의 전환’이 일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능을 알고 이해하고 즐기면 무엇보다 잘 놀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 자신이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지친 마음을 치유 받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능력을 배웠고, 놀 때 놀 줄 아는 사람이 됐다고 전한다.

세상에서 자신을 사랑해 줄 첫 번째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존재라고 믿는 마음의 힘인 자존감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때 ‘장허세’라고 불렸던 장근석의 ‘허세’는 사실 자신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믿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반드시 자존감을 지켜야 할 자신에 대한 의무가 있다. ‘개그콘서트’의 ‘네 가지’처럼 당당하게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심지어 그것이 허세라 해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허세도 부릴 줄 모른다. 물론 허세의 부정적인 면모가 있기에 허세는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비상약처럼 써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힘’이라는 챕터에서 “나에게 가치 있는 일로 오늘에 집중하라”고 권한다. 예능의 핵심이 웃음과 즐거움이라는 것을 전제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웃다가 잠이 들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굳이 그것에 무슨 의미를 찾고, 부여하는 일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다. 어떻게 보면 시간 낭비였던 것 같이 보이지만 그 시간들이 내 마음에 여유를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그동안 별로 유익이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었지만 이젠 가능하면 자주 보면서 재충전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고, 감동하고, 즐기며, 스스로 마음의 힘을 회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