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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 천안함 특종 기자의 3년에 걸친 추적 다큐
김문경 지음 / 올(사피엔스21)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새 3년.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가슴 아파했던 그날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아 이따금 우리 가슴을 쓰라리게 한다. 2010년 3월26일 금요일 오후 9시22분, 1천200t급 초계함인 PCC-772 천안함이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건으로 선체가 절단된 채 침몰한 천안함은 승조원 46명과 함께 유명을 달리하며 유가족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 책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사건’을 최초 보도한 저자 김문경 YTN기자가 무수한 오해와 왜곡의 숲을 헤치고 3년간의 취재를 바탕으로 진실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우리는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은가? 아니면,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진실이라고 여기고 싶은 것인가?”하고 묻는다. 저자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저널리스트의 날카로운 눈으로 진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진단하고 천천히 ‘천안함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당시 민군합동조사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했음을 공식 발표했지만 여러 과학자와 국민이 ‘피로파괴설’, ‘좌초설’, ‘미군 잠수함에 의한 오폭설’ ‘기뢰설’ 등의 의문을 제기하면서 공식 발표가 사건의 종결로 이어지지 못했고,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천안함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명쾌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침몰 순간을 담은 동영상은 정말 없나?’, ‘어뢰추진체는 정말 가짜인가?’, ‘북한 반잠수정에 의한 천안함 격침 가능성은 제로인가?’ 등의 의혹과 진실을 나열하며 ‘천안함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고 무진 애를 썼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글을 쓰기 전 이 복잡한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에는 일부 ‘픽션’을 가미한 소설적 구성을 끄집어냈다”며 “그렇지만 내가 경험했던 팩트나 당시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다. 불편한 특종이 돼버린 나의 천안함 이야기는 이렇게 완성됐다”고 집필배경을 밝히고 있다.
‘천안함사건’ 3주기를 맞으면서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교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첫째, 천안함 피격사건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국가에서 북한의 대남도발의 호전성이 6·25 정전협정 이후 60년이 지났으나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는 것이다. 둘째, 천안함 피격은 우리의 안보의식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자각과 반성을 하게 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아들은 잊어도 되지만 천안함 사건이 주는 교훈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어느 천안함 용사 유족의 소망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무고한 용사들이 엄청난 희생을 치른 천안함 피격 사건을 통해 경각심과 아울러 우리를 재점검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지키다 산화한 46용사를 추모하며 우리는 이런 천안함의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그 분들의 숭고한 뜻을 되살려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