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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와의 대화 - 마키아벨리 군주론에 입각한 강력한 리더십의 정체를 묻다 ㅣ 아시아의 거인들 1
리콴유 & 톰 플레이트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말레이반도 끝의 작은 섬나라였던 싱가포르는 우리나라 제주도의 2배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국가이다. 싱가포르를 부유국가로 성장시킨 리콴유 전 총리는 뛰어난 리더로, 때로는 ‘동남아시아의 작은 히틀러’로 불린다.
리콴유는 1959년부터 1990년 퇴임까지 총리로 재임하면서 400달러 수준이던 1인당 GDP를 1만2,750달러로 끌어올려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싱가포르가 그렇게 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리콴유와 같은 청렴한 정치지도자들의 깨끗하고 능률적인 정부운영에 의해 국가발전과 경쟁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리콴유 전 총리에 대한 비판도 많다. 그것은 강력한 억압 통치 때문이다. 흡연을 하거나 껌을 뱉는 데에 큰 벌금을 매겼고, 마약 소지자는 사형에 처했다. 이런 정치를 하게된 배경을 보면 리콴유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로션을 몰래 훔쳐 발랐다가 아버지에게 두 귀를 잡힌 상태로 우물 입구에서 허우적대는 공포를 체험했고, 청년 시절엔 영국을 몰아내고 싱가포르를 점령한 일본군이 무자비한 교수형으로 싱가포르인을 길들이는 것도 지켜봤다. 이 두 사건을 통해 그는 통치에서 공포의 효용에 눈떴고 “나는 국가를 다스리고 사람을 지배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아시아·태평양 언론 네트워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미국 언론인 톰 플레이트가 리콴유의 이미지에 얹힌 선입견을 걷어내고 2009년 진행된 독점 인터뷰 자료를 토대로 인물의 실체를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리콴유의 유교적 가치관을 비롯해 미국 대통령과의 인연, 주변국과의 에피소드, 민주적 가치를 주장하는 세력과의 갈등 등 입체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리콴유를 플라톤의 철인정치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현대에 구현한 실용주의 정치가로 규정짓는다. 리콴유가 다른 정치인을 평가한 코멘트나 정책 입안 스타일을 토대로 내린 결론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싱가포르와 우리나라를 생각해봤다. 우리나라처럼 전직 대통령들의 부정비리와 그들의 친인척 비리에서 알 수 있듯이 윗물이 썩어 아랫물도 흐리게 되는 부패구조가 모든 사회에 일반화되어 버린 그러한 이유로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결과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라콴유 전 총리는 1923년 부유한 중국인 이주자 3세로 태어나 영국식 엘리트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영국 캠브리지 유학시절 사회주의에 심취하여 “인민행동당”을 결성하고 공산주의자와 손잡고 노동운동에 뛰어들기도 했으나 싱가포르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공산주의자들과의 결별을 선언하게 되었다. 그 대신 인민행동당을 의회 다수당으로 만들면서 정치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가까운 나라이며, 지도자끼리 왕래도 잦고 밀접한 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을 모두 만났고, 박근혜 대통령도 만났다고 하니 리콴유는 한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