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평점 :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사전적으로 성공이라는 말은 ‘목적하는 바를 이룸’이다. 그러나 까놓고 말해 대부분은 부를 쌓는 것,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을 성공했다고 말한다. 하루에도 엄청나게 쏟아지는 성공서들 거의 모두가 어떻게 하면 대박을 쳐서 돈벼락을 맞을 지, 어떻게 하면 ‘최고’가 되고 ‘일등’이 될지, 어떻게 하면 죽기살기로 경쟁해서 살아남을지 등을 외쳐댄다. 그러면서 “이것해라, 저것해라, 이것하면 절대 안된다. 이것만이 이긴다…” 성공을 규정하는 어떤 법칙이 있어서 거기서 벗어나면 바로 낙오자가 될 것만 같다.
2003년 재보선으로부터 만 10년간 ‘국회의원님’에서 ‘장관님’, ‘대표님’까지, 짧지만 더없이 화려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성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유시민은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 지난 10년 동안 정치인 유시민을 성원해주셨던 시민여러분, 고맙습니다. 열에 하나도 보답하지 못한 채 떠나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이 책은 그간 정치인 유시민에 가려져 있던 자연인으로서, 지식인으로서 유시민의 사람과 자연,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생각이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에서 유시민은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의 일부터 서울대 경제학과 시절과 학생 운동, 야학 교사 활동, 독일 유학과 공부를 포기하고 돌아오기까지의 외유, 또 정계입문 이후 6개의 정당과 3번의 과감한 정치실험을 거쳐 소위 ‘통합진보당 사태’와 18대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어떤 감정과 생각이 자신의 삶을 지배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이 책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핵심 요소로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를 꼽았다. 개인적 욕망을 충족하며 즐기며 사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은 좋은 사회 제도와 생활환경이 삶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란 믿음만큼이나 온전치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노는 게 좋다. 일도 좋지만 노는 건 더 좋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그래서 일중독으로 유명한 박원순 시장 같은 사람과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래봐야 대단한 놀이꾼은 아니고 낚시와 당구를 즐기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일보다 놀이가 좋다는 건 그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기 결정권’이 행사되는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쓸모 있는 사람 되기’에서 “글을 써서 내 생각과 내가 가진 정보를 남들과 나누는 행위 그 자체가 즐겁고 기쁘다.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놀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이든 놀이든, 이것이 제대로 의미를 가지려면 내가 쓰는 글이 쓸모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20년 넘게 정치인으로 살아온 유시민은, 스스로 고백하듯 정치엔 실패했지만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바 있다. 유시민이 책에서 보여주는 언어 또한 ‘오만’ ‘표독’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무척이나 담백하고 부드럽다.
나는 그동안 유시민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입장이 다르고 견해를 달리하는 관계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므로 그의 입장과 견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