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내가 온다 : 터키, 살며 사랑하며 운명을 만나며 - PARK BUM-SHIN'S TURKEY IN DAYS
박범신 지음 / 맹그로브숲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지난해 터키 여행을 다녀왔다. 11시간의 비행시간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하나님께서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을 위한 전도자로 사도 바울을 택해 전도케 하였던 ‘터키’를 가게 되었다. 지금은 이슬람화 되어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하나님의 땅으로 변하여 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땅을 밟으며 기도했다.

 

터키는 ‘소아시아’라는 제법 근사한 이름을 갖고 있으면서도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고의 길목인 ‘이스탄불’을 소유한 나라이다. ‘터키 땅’은 그 자체로 신화와 역사다. 이곳에는 그리스-로마-비잔티온 제국으로 이어지는 서양 문명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동시에, 셀죽터키와 오스만터키라는 이슬람 제국의 영광과 문화가 스며들어 있다. 이처럼 그리스-로마로 이어지는 서양 문명의 대표 비잔티온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누폴리스가 이슬람 제국을 대표하던 오스만터키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이 된 것처럼, 터키 땅 곳곳에는 동서양의 문명이 교차한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책은 소설 ‘은교’로 문학계의 트렌드메이커로 떠오른 작가 박범신이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가 섞여 있는 나라, 터키를 여행하며 쓴 감성 에세이로 그가 터키를 여행하면서 마주한 오랜 역사와 세계인의 영혼을 통해 길에서 길로 이어지는 인생 여행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작가는 이스탄불의 옛 시 가지와 과거 영광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진 수중 도시 케코바, 소금호수 투즈 등을 돌며 세상을 스친 흔적을 글로 담아냈다.

 

작가는 1만 년의 역사를 지닌 터키에서 오랜 역사와 세계인의 영혼을 마주한다. 형제로 불리는 터키에서 우리와 참 많이 닮은 전통 음식을 함께 먹고 집을 구경하고 그들의 춤을 함께 췄다. 또 하늘에서 관망하는 카파도키아의 지하 도시를 지나 하렘의 숨겨진 방 안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생동감이 넘치는 시장 그랜드 바자르와 종교적 엄숙함이 그득한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에서 그는 삶을 노래하는 시인이 된다. 특유의 상상력으로 작가가 새롭게 탄생시킨 터키의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이번 터키 여행이 ‘길에서 길로 다시 이어지는 인생여행’인 동시에 ‘회복’이기도 했다는 그의 말을 곱씹어 볼 수 있다. 작가는 “나를 찾는 것이야말로 충만한 삶으로 가는 첩경이며 머무는 인생이 된다”고 말했다.

작가는 터키의 한 시골 결혼식에서 순수한 사랑의 결실을 이룬 신랑 신부를 만나 단조롭고, 또 재빨리 끝나고 마는 우리의 무미건조한 현대식 결혼식을 돌이켜보며 우리에게 결여된 사랑의 원형과 청춘의 순수함을 찾아낸다. 또 티베트불교 사원 꼭대기에 커다랗게 그려진 영혼을 보는 제3의 눈을 보고선, 이것이 없으면 아무리 부자가 되고 지위가 높아져도 사는 대로 생각하고 말기 때문에 삶의 품격은 비천한 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깊고 넓어지는 길은 여행에서 흔히 만난다. 소란스러운 욕망의 감옥에 갇혀 있으면 우리는 꿈꾸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욕망으로의 목표만을 강화해 끝내 그것의 노예가 될 뿐”이라며 “터키는 이 찰나와 같은 인생에서 진실한 사랑만이 가장 큰 권력이며, 그것이야말로 불멸로 가는 너른 길이라는 걸 깨닫게 해 줬다”고 말한다.

한 달여간의 여행동안 그와 함께 터키를 보고 체험하고 느낀 사진작가 박민정의 사진들을 보니 지난해 다녀온 터키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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